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특보를 “상대하지 못할 사람”이라고 비난한 가운데 보수야당들이 일제히 문 특보 사퇴를 거론하며 압박에 나섰다. 문재인정부 외교안보라인의 난맥상을 지적하면서도 문 특보에게 책임을 돌리는 모양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1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송 장관과 문 특보 간 갈등의 단초는 문 특보가 제공한 것”이라며 “국방부 장관이 김정은 참수작전 부대 창설을 언급한 건 필요한 일인데 문 특보가 부적절하다고 한 건 아주 잘못된 처사”라고 말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문 특보의 발언은 납득이 어렵고 한심할 뿐 아니라 외교안보라인 사이에서도 엇박자를 일으키고 있다”며 “오죽하면 송 장관이 공개석상에서 자유분방한 사람이라 상대할 사람이 아니라고 했겠느냐”고 힐난했다.
자유한국당도 문 특보에게 책임을 돌렸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특보의 친북적이고 낭만적인 외교안보관에 큰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홍문표 한국당 사무총장도 “송 장관의 (참수작전) 발언은 현실적으로 옳은 얘기고 그렇게 준비해야 한다”며 “문 특보는 더 강한 안보를 얘기해야 할 사람인데 얘기하는 걸 보면 북한 특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여당에서는 송 장관의 돌출발언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송영무 국방장관에게 경고한다’는 글을 올렸다. 민 의원은 “송 장관이 문 특보에 대해 정책 차이를 넘어 인신공격에 가까운 비하발언을 한 것은 문재인정부 각료로서 하기 힘든 망발일 뿐 아니라 대통령 인사권에 대한 도전”이라며 “항시적인 핵위기를 조장해 이념으로 편을 갈라 안보팔이를 하는 한국당의 행태와 송 장관이 발언이 뭐가 다른가. 자중하기 바란다”고 썼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