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지사가 필로폰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장남에 대해 사과했다.
남 지사는 19일 오전 10시 수원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이는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며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해 합당한 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너무 무거운 잘못을 저질렀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아버지로서 참담하고 가슴이 아프다.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을 가슴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17일 밤 11시쯤 서울 강남구청 인근 노상에서 필로폰 투약 혐의로 남 지사의 장남을 긴급체포했다. 장남은 필로폰을 함께 투약할 여성을 모바일 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수소문하는 과정에서 덜미를 잡혔다.
장남은 서울 성북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된 뒤 18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에서 조사를 받았다. 경찰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소변과 모발을 채취한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
남 지사는 장남의 긴급체포 당시 독일 베를린에서 출장 중이었다. 그는 같은 날 아침 페이스북에 빠른 귀국과 상세한 설명을 약속했고, 이날 오전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사적인 문제로 공무수행을 중단한 남 지사의 행보 역시 논란을 불렀다.
남 지사는 “투자유치와 같은 일정은 이미 마무리된 뒤였다. 남은 일정은 포럼과 오찬 정도였다. 내 목소리로 사과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공인으로서 역할도 흔들림 없이 하겠다”고 약속했다.
남 지사의 장남은 앞서 2014년 8월 강원도 철원군 소재 육군 제6사단 헌병대에서 복무 중 후임병에 대한 가혹행위 혐의로 입건돼 군사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필로폰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 부친의 행보에 발목을 잡았다.
한때 대권주자였던 남 지사의 장남 문제는 바른정당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남 지사는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것이 없다. 이런 문제가 당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죄송하다”고 했다.
다만 자신의 정치적 행보에 대해서는 “아직 말할 시기가 아니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