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블랙리스트' 피해자인 배우 문성근은 검찰 조사에서 국가정보원이 수백만원의 돈을 주고 보수단체 어버이연합을 동원한 문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문성근은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011년과 2012년 정당 혁신과 통합을 위해 ‘국민의 명령’이라는 운동을 했는데 그걸 와해시키기 위해 국정원이 다양한 공작을 했다”며 “SNS에 종북으로 몰아라, 지라시(사설정보지)에 넣어라, 어버이연합을 동원해 시위를 하라 등의 공작이 여러 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버이연합에 시위를 2회 시키고 돈을 얼마를 준다 이런 게 다 있었다”며 “그동안 어버이연합이 돈을 받으면서 (시위를) 할 거라고 짐작을 했는데 그게 국정원 문건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고 덧붙였다. 문성근은 전날 서울중앙지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국정원 문건에 ‘어버이연합 동원 시위에 800만원 지불’ 등의 내용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어버이연합이 시위에서 뭐라고 했느냐’는 질문에 “‘종북 빨갱이 북한 가라’ ‘내란 선동하는 문성근을 구속하라’ 식의 시위들이었다”며 “그게 다 돈을 받고 한 거였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음란사진을 합성해 유포한 것과 관련해서는 “그런 음란사진을 만들어 배포했다는 게 도무지 믿어지질 않는다”며 “이명박 대통령 대단하시다. 정말 국격을 단시간 안에 굉장히 드높이 휘날리셨다”고 비판했다.
문성근은 블랙리스트가 처음 발표됐을 당시 배우 김규리가 펑펑 운 사연도 소개했다. 그는 “김규리가 저랑 통화하면서 ‘무서워서 못하겠어요, 선배님’이라고 했다”며 “댓글공작단의 공격을 굉장히 심하게 받아서 그때 공작조가 만들어낸 논리가 아직도 잔상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