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필로폰 투약 혐의로 긴급체포된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장남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거된 남모(26)씨에게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고 18일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남씨의 혐의가 중하기 때문에 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남씨는 중국에서 필로폰을 밀반입해 서울 강남구의 자택에서 투약했다. 그는 13일 중국 북경에서 필로폰 4g을 매수한 뒤 16일 오전 1시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필로폰은 속옷 안에 숨겨 밀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원인 남씨는 9~16일 사이 휴가를 내고 중국 북경에 갔다. 그곳에서 중국 유학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중국인 A씨을 만나 필로폰 4g을 40만원 상당에 구매했다. 4g은 약 13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국내에선 400만원 정도 가격에 팔린다.
경찰조사 결과 남씨는 중국으로 떠나기 전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A씨에게 필로폰을 구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변 지인들에게 SNS를 통해 ‘함께 즐기자’는 내용의 메신저를 주고 받았다.
남씨는 입국 당일 오후 3시쯤 자택에서 필로폰 2g을 투약했다. 통상적으로 필로폰 투약에는 주사기를 이용해 혈관에 투여하는 방식이 사용되나 남씨는 필로폰을 불로 가열해 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경찰은 이후 17일 서울 강남구청 근처 노상에서 남씨를 긴급체포했다. 또 남씨의 집에서 잔여 필로폰 2g을 발견해 압수했다. 남씨의 소변에서는 마약 투약 양성 반응이 도출됐다. 경찰은 정밀 검사를 위해 남씨의 소변과 모발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냈다.
남씨는 2014년 군복무 시절에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그는 후임병들을 폭행·추행한 혐의로 군사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독일 출장 중인 남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한국시각 오늘 새벽, 저의 둘째 아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군 복무 중 후임병을 폭행하는 죄를 지었던 제 큰아들이 또다시 범죄를 저지르고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며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가장 빠른 비행기로 귀국해 자세한 말씀 드리겠다. 국민과 도민에게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