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장르의 새 장을 연 ‘블레이드 러너’(1982)가 35년 만에 미처 다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공개한다. 전편의 분위기를 이어가되 새로운 시각을 덧입혔다는 게 감독의 설명. 오는 10월 14일 개봉하는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는 탄탄한 스토리와 테마, 비주얼로 인간과 리플리컨트가 혼재된 2049년을 그려낸다.
18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블레이드 러너 2049’ 라이브 컨퍼런스에서 드니 빌뇌브 감독은 “기본적으로 전편을 오마주했다. 세트나 캐릭터 등 전체적인 느낌을 유지하면서도 시간의 흐름을 층층이 나타내고 싶었다. 미래를 보여주고 있으나 과거와의 연결성도 놓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블레이드 러너 2049’는 2049년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리플리컨트를 쫓는 블레이드 러너 K(라이언 고슬링)가 자신의 비밀을 풀기 위해 오래 전 블레이드 러너 릭 데커드(해리슨 포드)를 찾아 나서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라라랜드’(2016)의 주역 라이언 고슬링이 새로운 블레이드 러너 K 역을, ‘블레이드 러너’에서 활약했던 해리슨 포드가 비밀의 핵심을 알고 있는 전직 블레이드 러너 릭 데커드 역을 맡았다. K의 조력자 조이 역에는 아나 디 아르마스, 리플리컨트의 창조자 니안더 월레스 역에는 자레드 레토가 합류했다.
새로운 시리즈를 이끌게 된 라이언 고슬링은 “전편 ‘블레이드 러너’의 팬이어서 후속편에 참여한다는 사실이 굉장히 기뻤다”면서 “여러 감정이 뒤섞인 동시에 새로운 콘셉트가 녹아있는 영화다. 드니 빌뇌브 감독, 해리슨 포드와의 작업 또한 내게 의미가 컸다”고 얘기했다.
“블레이드 러너의 역할이 전편과 달라졌다. 속편에서 그려지는 블레이드 러너의 삶은 외롭고 거칠다. 좀 더 복합적이고 훨씬 고립돼있다. 이런 모든 상황에도 K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고군분투한다. 그 과정에서 사랑도 찾고 인간성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런 흥미로운 인물을 연기할 수 있어 즐거웠다.”(라이언 고슬링)
한국에서 뜨거운 전작 ‘라라랜드’에서 수준급의 춤 실력을 보여줬다면 이번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는 강도 높은 액션을 펼친다. 라이언 고슬링은 “판타지 영화인 ‘라라랜드’는 현실에서 벗어나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는 전환점이었던 것 같다”며 “이번 작품은 다른 매력이 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감독님들과 연달아 작업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전편을 이끈 해리슨 포드가 35년 만에 릭 데커드 역으로 돌아왔다. 그는 “캐릭터를 한층 발전시키고 좀 더 깊게 풀어나갈 수 있을 작품인지를 살펴봤는데 역시나 그랬다”면서 “K역을 라이언 고슬링이 맡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제작자들도 초기 단계부터 그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드니 빌뇌브 감독과의 작업도 좋은 기회였다”고 만족해했다.
“이 영화의 포인트는 ‘릭 데커드가 인간인가, 리플리컨트인가’에 있다고 본다. 전편을 본 한국 관객들이 어떻게 느꼈는지 궁금하다. 속편을 본 뒤의 느낌도 이전과 같았으면 좋았다. 이번 작품에선 한층 다양한 이야기가 전개될 예정이어서 자신만의 새로운 해석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해리슨 포드)
전편의 감독이자 SF의 전설로 불리는 리들리 스콧이 제작자로 참여했다. ‘블레이드 러너 2049’ 연출을 맡은 드니 빌뇌브 감독은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2015) ‘컨택트’(2017)를 통해 차세대 SF 거장으로 떠오른 인물. 그는 “리들리 스콧 감독이 ‘조심히, 섬세하게 작업하라’는 조언을 해줬다. 전편의 미스터리와 긴장감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블레이드 러너’ 시리즈의 감독을 맡게 된 건 굉장한 특권이었고 감사한 일”이라며 “전 스태프와 배우들이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해 만들었다. 모두가 전편을 사랑하는 팬들이었기 때문이다. 여러분도 같은 마음으로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위대한 서사이자 멋진 이벤트라고도 할 수 있는 우리 영화를 열린 마음으로 보시고 놀라주셨으면 좋겠다.”(해리슨 포드) “캐나다 로스앤젤레스(LA) 부다페스트에서 촬영을 하고 지금 이렇게 베를린에서 한국에 계신 분들과 대화를 하는, 모든 과정이 꿈같은 경험이다. 최선을 다했으니, 즐겨주셨으면 한다.”(라이언 고슬링)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