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강릉 석란정 화재 진압 도중 숨진 소방관들에 대해 추모 글을 올리자 “앞뒤가 다르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불과 2개월 전 국민의당이 문재인정부의 공무원증원 정책을 비판하며 소방관 증원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17일 소셜미디어에 “강릉소방서 이영욱 이호현 소방관님의 명복을 빈다. 유가족께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고 적었다. 이날 새벽 강릉시 강문동 석란정에서 화재를 진압하다 정자 붕괴로 매몰돼 순직한 두 소방관을 추모하는 글이었다. 안 대표는 “국민의 생명은 물론 국가와 국민의 재산까지 지켜주시는 소방관의 노고와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다.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이 게시물에는 “소방관 증원을 반대한 것은 국민의당”이라는 비난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지난 7월 추경 당시 국민의당의 입장과 상반된다는 주장이다.
당시 국민의당은 “경찰, 소방관, 군부사관, 교사 등 공무원 증원을 위한 예산이 올해 예산안에 반영돼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을 비판했다.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국민의당 간사인 황주홍 의원은 “(공무원 증원은) 단 한 명도 안 된다”면서 “소방관의 경우 화재가 빈발하는 것이 아닌 만큼 동원체계를 정교화‧과학화 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간 화재진압이나 구조활동 등을 하다가 현장에서 숨진 소방관은 49명이다. 석란정 화재로 2명의 소방관이 순직하면서 최근 10년간 순직한 소방관은 51명으로 늘어났다.
소방관의 안타까운 희생이 반복될 때마다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변화는 더디기만 하다. 소방청은 최소 5만1714명의 현장활동 인력을 요구하고 있지만 2016년 기준 전국 소방공무원 전체 정원은 4만4293명이다. 화재 진압·구조·구급 등 현장인력은 3만2460명에 불과하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