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아들 구입한 필로폰 4g… 중국서 잡혔으면?

입력 2017-09-18 17:04 수정 2017-09-18 17:10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는 18일 남경필 경기지사의 장남 남모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YTN 캡처

남경필 경기지사의 장남은 지난 17일 밤 11시쯤 서울 강남구청 인근 노상에서 필로폰 투약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필로폰을 함께 투약할 여성을 모바일 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수소문하는 과정에서 경찰의 ‘덫’에 걸렸다. 남씨는 어떻게, 얼마나 많은 필로폰을 국내에 들여왔을까.

남씨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중국인 A씨와 연락하면서 필로폰을 구했다. A씨는 남씨의 중국 유학 시절 지인이다. 현재 의류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남씨는 지난 9일 휴가를 내고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했다. 지난 13일 A씨를 만나 필로폰 4g을 약 40만원에 구입했다.

필로폰 4g은 130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약 400만원에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필로폰이나 헤로인을 50g 넘게 제조‧운반‧판매할 경우 형법 347조에 따라 사형이 선고될 수 있다. 10g 미만인 경우 3년 이하의 징역과 벌금이 부과된다. 남씨가 중국에서 적발됐으면 극형은 면해도 가볍지 않은 징역형이 선고될 터였다.

남씨는 필로폰을 속옷에 숨겨 지난 16일 오전 1시쯤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보안과 감시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새벽시간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오후 3시쯤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필로폰 2g을 투약했다. 남씨의 필로폰 투약 방식은 독특했다. 주사기보다 더 많은 양을 투약할 수 있는 방법을 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남씨는 이튿날 남녀 즉석만남을 연결하는 채팅 앱에서 남은 필로폰을 함께 투약할 여성을 물색했다. 그는 앱에 이렇게 적었다. “얼음을 갖고 있다. 즐길 여성을 구한다.” 얼음은 마약을 가리키는 은어다. 남씨의 글에 응답한 사람은 다름 아닌 경찰 수사관이었다. 체포 당시 남씨는 이상 증세를 보이지 않았지만 눈이 충혈돼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곧바로 이어진 검사에서 남씨의 소변은 필로폰 양성 반응을 나타냈다.

남씨는 서울 성북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된 뒤 18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밀 검사를 위해 소변과 모발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냈다. 검사 결과는 1~2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