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김정은 안믿어… 핵보다 밥이 우선” 日언론 인터뷰

입력 2017-09-18 16:26 수정 2017-10-19 15:58
북한이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일본 상공을 지나 북태평양 해상으로 불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15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초소에 북한군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계속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 세계가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핵개발에 몰두하는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일본 아시아프레스 인터내셔널은 18일(현지시간) “김정은 정권이 핵·미사일 실험을 반복하는 데 대해 북한 주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알아봤다”며 지난 8월 한 북한 여성과 인터뷰한 내용을 보도했다.

이 여성은 “(북한) 당국이 설명하는 핵·미사일 실험 목적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공식적으로는 제국주의자들의 고립·억압·책동을 타파해 노예 같은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위적 조치라고 말한다”며 “(핵개발 이후) 여태까지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경제봉쇄를 받아왔지만 핵과 미사일이 완성된다면 (북한이) 풍요로워질 것이라고 말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북한 당국의 말을 그대로 믿고 있진 않았다. 이 여성은 “핵·미사일 개발 성공으로 풍요로워지길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핵과 미사일로) 도대체 어떻게 생활을 잘할 수 있느냐? 무엇으로 생활을 잘 영위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유엔의 지원이라도 있다면 ‘그 사람(김정은)이 위대하니 (유엔이) 내밀어 왔다’고 선전할 텐데, 우리에겐 그 (값싼) ‘칡’ 정도나 줄지 모르겠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또 김정은 정권이 사활을 걸고 있는 핵 개발보다 주민의 삶이 우선이라는 생각도 밝혔다. 그는 “조선 사람들은 핵 개발에 얼마나 많은 돈이 쓰이는지 모른다”며 “엄청난 비용이 쓰이고 있단 것을 알면 모든 이들이 터무니없는 짓이라고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말해 그럴 돈이 있다면 서민들을 먹이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핵·미사일 개발에 대해서는 “미사일 발사 실험이 있으면 ‘그런가보다’ 하는 정도이지 관심이 없다”고도 했다.

북한 정권에 대한 강한 불신도 드러냈다. 그는 “정부가 말하는 것을 믿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정부는 불리한 것은 전혀 말하지 않고,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만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선 사람들은 옛날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아시아프레스 인터내셔널은 중국 휴대전화를 통해 북한 내부와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이 인터뷰도 그런 경로를 통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