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결실을 거두며 함박웃음을 지어야 할 농심이 올해는 심술궂은 날씨 탓에 한숨을 넘어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지역의 대표 작물을 활용한 축제를 개최하는 지역은 그 시름이 더하다.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충북 음성군 음성읍 일원에서 청결고추축제를 개최하는 음성군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올해 계속된 폭염과 호우로 인한 침수·유실·일조량 부족 등의 피해로 작황이 부진한 데다 하루가 다르게 고춧값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고추 농가들은 수확량이 적어 제값을 받아야 그나마 입에 풀칠이라도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고 주최 측은 고추축제장을 찾은 전국의 소비자들을 생각하면 농가 욕심만 차릴 수 없다는 주장이 부딪히고 있어서다.
더욱이 앞서 고추 축제를 개최한 괴산군보다 건고추 600g에 최소 4000원 이상을 올린 1만6000원을 받아도 시세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음성고추영농조합법인은 지난 17일 열린 음성 오일장에서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 사이에 거래가 이뤄진 것을 고려해 1만6000원으로 고추가격을 결정했다.
지난해 고추 축제 때 직거래장터 가격이 600g에 8000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두 배가 폭등했다.
농가는 물론 축제장을 찾은 소비자들도 가격을 놓고 불만의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우려되는 이유다.
하지만 고춧값의 상승세는 아직도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올해 처음 달린 고추에 탄저병이 돈데다 비가 계속 내리면서 중간고추도 결실을 보지 못해서다.
전국의 고추 가격이 들썩이는 이유다. 실제로 건 고추 출하가 시작된 지난달 1만3000원을 유지하던 고추가격도 이달 들어 1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고추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평균 25%가량 줄어든 것으로 전망했다.
음성군 관계자는 “올해 작황이 좋지 않았지만 고추축제장을 찾은 전국의 소비자들을 생각해 시세보다 저렴하게 가격을 결정했다”며 “지난해보다 높은 고춧값이 축제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