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문성근이 후배 김규리(김민선)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최대 피해자로 꼽았다.
문성근(64)은 18일 오전 10시 40분쯤 이명박 전(前) 대통령 재임 시절 운영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피해자 조사를 위해 검찰에 출석했다. 그는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블랙리스트 명단을 보니 최대 피해자는 김규리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는 20~30대에 역량을 강화하고 40대까지 버티고 활동하면 그 다음에는 저절로 굴러간다. 그리고 50대까지 활동하면 대체 불가능한 배우가 된다. (김규리는) 자신이 역량을 발전시키고 활동할 시기에 집중적으로 배제당하고, 불이익을 받았다. 이미 시간은 흘러갔고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 불이익을 받았다"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문성근은 또 김민선과 직접 만난 사실을 언급하며 “피해 상황을 증언하는 것도 두려워하더라. 국정원이 공작해 그를 공격했던 논조가 아직도 남아, 공작은 빠져도 네티즌들은 여전히 공격적이다. 두렵고 힘들어 나올 생각을 못하더라. 피해 여성을 격려해주시고 악성 댓글을 그만둬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규리는 지난 11일 블랙리스트 명단과 관련 심경의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바 있다. 그는 “이 몇 자에...나의 꽃다운 30대가 훌쩍 가버렸네. 10년이란 소중한 시간이... 내가 그동안 낸 소중한 세금들이 나를 죽이는데 사용됐다니"라며 개탄했다.
국정원 개혁 위원회가 이명박 정부가 작성한 '문화연예계 핵심 종북세력 명단'이라고 밝힌 자료에는 배우와 영화감독, 작가, 개그맨, 가수 등 총 82명의 이름이 언급돼 있다.
국가정보원 개혁위원회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른 문화예술인에 대한 이미지 실추 및 압박 등의 공작 활동을 벌였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 비판 연예인이 MBC와 KBS 등 출연하지 못하도록 퇴출을 유도했으며, 해당 연예인 기획사 세무조사 진행까지 개입한 것으로 알려져 큰 파장을 낳고 있다. '문화연예계 핵심 종북세력 명단'에는 배우와 영화감독, 작가, 개그맨, 가수 등 총 82명의 이름이 언급돼 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