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2명 순직 강릉 석란정 화재 원인… "방화 가능성 높아"

입력 2017-09-18 09:12
17일 오후 강원 강릉시 강문동 S호텔 신축 현장 옆 정자인 '석란정'(1956년 건립)에서 화재가 발생해 석란정이 붕괴되어 있다. 이 화재로 강릉소방서 경포안전센터 소속 故(고) 이영욱 소방위와 이호현 소방사가 순직했다. 사진=뉴시스

소방관 2명이 순직한 강릉 석란정 화재의 발화 원인으로 방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뉴시스에 따르면 경찰은 방화와 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탐문과 과학수사를 종합한 입체적인 수사를 전개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목조 건축물인 석란정에 전기가 끊긴 지 20여년이 됐고, 관리인 말고는 드나드는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수년째 창고로 사용됐기 때문에 전기적 요인 등 자연 발화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석란정을 둘러싼 사면에 철골 구조물이 세워져 가림막이 설치됐기 때문에 노숙인이 추위를 피해 들어가 불을 피웠을 가능성 외에는 일반인의 출입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점도 실화에 무게가 쏠리는 이유다.

17일 오전 이흥교 강원도 소방본부장과 이진호 강릉소방서장이 이날 새벽 강릉시 강문동 S호텔 신축 현장 옆 정자인 '석란정'(1956년 건립)에서 발생한 대원 2명 순직 사고 현장을 찾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찰은 방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고 있다. 석란정 소유주들과 호텔 사업자 측 간에 벌어지고 있는 분쟁이 배경이다. 불이 재발화했을 당시에 2차 화재가 시작된 위치가 바닥이었다는 점에서 인화성 물질이 바닥에 뿌려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직사각형 모양의 철제 통에서 인화성 물질을 확인하고 증거물로 수집 후 정확한 성분 검사를 하고 있다. 또 경찰은 석란정 인근 주차장에서 차량 블랙박스를 찾아내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석란정 주변 반경 100미터 이내에는 CC(폐쇄회로)TV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단계에서 증거도 없이 함부로 말을 할 수는 없다"며 "수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합동 감식을 할 예정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