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엔총회 앞두고 文대통령에 통화 요청… “공조 강화”

입력 2017-09-17 14:51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유엔총회 참석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양국 공조를 더욱 강화키로 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유엔 총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질 북핵 문제에 대해 주요 당사국인 양국 정상이 사전에 공조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해 국제사회가 유엔 안보리 결의 채택 등 단합되고 확고한 입장을 보였음에도 북한이 또 미사일 도발을 한 것을 엄중히 규탄했다. 한·미 정상은 양국 공조를 강화하고 이를 토대로 북한 정권이 도발할수록 더 강한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 압박을 받아 몰락의 길에 들어설 것임을 깨닫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더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압박을 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두 정상은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대북 제재 결의 2375호를 포함, 안보리 결의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관련 협력과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핵 위협에 대한 한국의 자체적 방위능력 강화 필요성과 이에 대한 미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지키려면 우리 자체적인 억지·방위 능력과 한·미 연합방위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며 미사일 지침 개정과 첨단무기 보강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과 협조에 사의를 표하고 관련 협력을 더 긴밀히 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동맹강화 차원에서 필요한 지원과 협조를 계속하겠다”고 화답했다.

유엔총회에서는 북핵 문제가 가장 중요하게 다뤄질 전망이다.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북핵 문제에 대해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가장 위험한 위기”라고 언급했고, AP통신도 “대부분의 정상에게 북핵이 제1의 이슈가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연설과 정상회담이 가장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와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지난 15일 백악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19일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기조연설의 주요 주제는 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헤일리 대사는 “최우선, 중심 주제는 북한”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미 정상은 유엔총회에서 다시 만나 북한 핵·미사일 도발 위협에 대응하고 한·미동맹의 강화를 위해 협의해가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날 통화는 오전 11시부터 25분간 진행됐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