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이돌 재기 서바이벌 프로그램 ‘더 유닛’이 방송에 출연할 연예기획사 명단을 발표하자 '워너원'과 '아이오아이' 팬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더 유닛’은 지난 14일 방송에서 어떤 기획사들이 참여할지 공개했다. 이에 ‘프로듀스101’ 그룹인 ‘워너원’과 ‘아이오아이’의 팬들은 속상함을 표현했다. ‘마루기획’ ‘스타크루’ ‘MBK엔터테인먼트’ ‘C9엔터테인먼트’ 등 워너원과 아이오아이 멤버들이 소속돼 있는 연예기획사들이 거명됐기 때문이다.
이런 반응의 배경에는 아이돌 시장이 과포화 상태로 돌입하면서 속속 드러난 일부 중소 엔터테인먼트사의 경영부실이 있다. ‘프로듀스101 시즌2’ 방영 당시 도를 넘는 악플을 기획사가 방치하자 팬들은 “제대로 관리해주지 못한다"며 분노를 터뜨렸다. ‘더 유닛’에 참여하는 한 기획사는 소속 가수에게 좋은 스케줄을 모두 거절해 팬들로부터 ‘성명서’를 전송받은 적도 있다.
‘중소돌’의 기적이라는 별명을 가진 ‘여자친구’ 팬들은 얼마 전 지나치게 빡빡한 스케줄에 뿔을 냈다. 소속사는 ‘귀를 기울이면’ 활동을 종료한 지 2주 만에 리패키지 앨범인 ‘여름비’로 컴백을 예고했다. 멤버가 교통사고를 당했는 데도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중소 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수익원이 많지 않아 공백기 없이 무리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데뷔까지 가는 길 역시 쉽지 않다. ‘프로듀스101 시즌1’에 출연 후 ‘아이비아이’로 활동했던 김소희는 과거 소속사의 행패를 폭로했다. 그는 소속사가 데뷔를 빌미로 연습생에게 무급 고깃집 아르바이트를 시켰다고 주장했다.
‘더 유닛’ 제작이 확정되자 음악제작사연합은 “방송사가 아이돌 프로그램을 제작해 경영까지 진출하는 것은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체를 독식하려는 미디어 권력의 횡포”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중소 엔터테인먼트사가 CJ와 같은 대기업의 하청 형태가 되어가는 것은 막아야 한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청소년 아이돌을 이용하는 소속사의 잘못된 행태에는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
이담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