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강원도 강릉에서 무허가 건축물의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 2명이 건물이 무너지면서 매몰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강릉소방서 경포119안전센터 소속 이영욱(59) 소방위와 이호현(27) 소방사가 이날 오전 3시51분쯤 강릉시 강문동 무허가 정자인 '석난정'에서 불을 끄던 중 오전 4시29분쯤 건물이 무너지면서 매몰됐다.
이들이 화재 진압에 나선 석란정은 1956년 건축된 높이 10m, 면적 40㎡의 무허가 건물로 곧 철거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관들은 매몰 사고 10여분 후인 오전4시47분쯤 구출됐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이날 숨진 이영욱 소방위는 정년이 1년 밖에 남지 않은 베테랑 소방관이었다. 또 이호현 소방사는 지난 1월 임용된 소방인재였다.
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오래된 건축물이 보존 가치가 높을 것으로 판단돼 적극적으로 화재 진압을 하다 변을 당한 것 같아 안타깝다”며 “유족과 장례절차를 협의하고 훈장 추서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원인과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