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선수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고등학교 야구부 코치가 경찰에 입건됐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16일 수도권의 한 고등학교 야구부 코치 A씨(38)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수년간 훈육을 핑계 삼아 야구부 소속 선수 20여명을 야구 배트로 때리거나 발로 차는 등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평소 훈련 때도 별다른 이유 없이 선수들을 때리고, 몰래 휴대전화를 쓰거나 담배를 피우다 적발되면 야구 배트로 몸에 피멍이 들 정도로 심하게 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수시로 주먹을 휘두르며 “나에게 맞을 각오가 없으면 팀을 떠나고 운동을 그만 둬라”며 으름장을 놨던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A씨의 폭력을 견디다 못한 학생들이 야구를 그만두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조사에서 A씨는 “학생들을 훌륭한 선수로 키우고, 팀 성적도 올리기 위한 훈육 차원에서 체벌한 것”이라며 “기강을 세우기 위해 필요한 조치였을 뿐, 폭력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일부 시인했다.
지난 2015년부터 해당 고등학교의 야구부 코치로 일하기 시작한 A씨는 부임 초부터 폭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를 본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왔지만, 학교 측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수년간 지속된 폭력은 최근 야구팀 소속의 다른 코치가 해당 사건을 문제 삼으며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현재 해당 학교 측은 A씨가 출근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20여명의 선수들 중 1학년과 2학년 조사를 마쳤고, 3학년들에 대한 조사를 앞두고 있다”며 “현재까지 받은 진술 내용만으로도 혐의가 충분히 소명된다고 판단해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