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6세 남매 살해 혐의 엄마 “우울증 약 갈아 먹였다”

입력 2017-09-16 15:15

4세 아들과 6세 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엄마 A씨(42·여)가 “우울증약을 갈아 먹였다”고 진술했다. A씨는 평소 우울증이 심해 약을 먹어왔다.

경기 남양주 경찰서는 15일 남매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A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방식 등을 조사했다. A씨는 “남편이 아이들을 돌보지 않는 등 나와 가정에 무관심했고 경제적 형편마저 어려워지면서 아이들과 세상을 떠나려 했다”고 말했다.

또 “평소 우울증약을 복용하고 있었는데, 약이 상당히 독해 아이들이 먹으면 숨이 끊어질 것 같았다”며 “약을 갈아 물에 탄 뒤 아이들에게 먹였다”고 했다. 그러나 우울증약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인지에 대해서는 약 한달 뒤 부검결과가 나와야 정확히 알 수 있다.

A씨는 10일 오후 4시쯤 남양주시 진접읍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출장 다녀온 남편에 의해 숨진 남매와 함께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당시 A씨는 손목에 흉기에 의한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사건 직후 A씨는 “아이들을 죽였다”고 횡설수설했으며 현장에서는 ‘애들을 데려가겠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남매의 시신에 뚜렷한 외상이 없었던 점을 미뤄 목 졸림, 약물 이용 등의 여러 가능성을 열고 피의자 주변 사람 조사를 진행했다. 또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요청했다. 이는 12일 진행됐다. 경찰 관계자는 “살해 방식과 동기에 대해 현재까지 피의자의 진술만 확보된 상황이다”라며 “그런데 동기에 대해서는 남편과 주장이 엇갈린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사를 마친 후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영장실질심사는 16일 오전 의정부지법에서 열렸다. 그동안 A씨는 자해 시도 중 입은 상처로 병원 치료를 받아왔다.

박은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