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몰 김포공항점에서 30대 동료 남성 직원에게 살해당한 50대 여직원 조모씨의 유가족이 “언론 보도가 잘못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조씨가 남직원을 험담해 흉기로 찔렀다’고 알려진 것과 다르게 남직원이 조씨의 흉을 보고 다녀 다투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피해자 조씨의 딸 윤모씨는 8일 오후 페이스북에 “언론사의 오보와 롯데몰 보안팀의 무능함을 고발하고 싶다”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윤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방송사들에서 나온 뉴스는 제가 아는 사실과 달랐다”며 “사건의 전말은 롯데몰에서 4년 정도 일해오신 어머니의 동료 직원 최씨가 어머니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을 만들어냈고 이를 알게 된 어머니가 오해를 풀고자 최씨와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갑자기 흉기에 수차례 찔리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는 최씨가 만들어 낸 소문 때문에 긴 시간 동안 심리적 고통을 받아오셨다”며 “최씨는 어머니가 ‘점심을 먹으러 가서 돌아오지 않는다’ ‘일할 때 핸드폰을 만진다’ 등의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험담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조씨는 지난 1일 밤 10시쯤 이웃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 최씨와 말다툼을 하다가 최씨가 꺼내 휘두른 흉기에 목 부근을 찔려 병원으로 이송된 뒤 숨졌다. 최씨는 자신을 잡으려는 시민들을 피해 도망치다가 지상 1층에서 약 10m 아래 지하로 떨어져 의식 불명 상태에 빠졌다. 이후 ‘조씨가 최씨의 험담을 하고 다녀 최씨가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전해졌다.
윤씨는 “방송사 M사는 유가족이나 어머니가 일한 매장 직원이 아닌 소문만 들어온 다른 매장 직원들을 인터뷰한 뒤 그게 사실인 것처럼 보도했다. 확인한 뒤 방송사 S사와 M사에 전화했으나 정정기사를 내겠다는 말은 없었다”고 했다.
또 “어머니는 회사에서 부당한 대우를 당할 때가 있으면 앞장서서 직원들의 권리를 찾아온 당당하셨던 분이다”라며 “그러나 (오보 때문에) 낙인이라도 찍힌 듯 롯데몰 직원들에게 해명 글을 돌려도 모두 불편한 얼굴로 종이를 받아들었다”고 토로했다.
윤씨는 롯데몰 측의 대응 태도도 지적했다. 윤씨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직후 최씨를 발견하고 처음 달려온 사람은 쇼핑몰 보안팀 직원이 아닌 남자 손님이었다. 신고를 한 사람도 이를 목격한 고객들이었다. 심지어 사건이 발생한 곳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지나다니는 복도 중간에 위치한 매장 근처였다. 이후 조사에서 보안팀은 경찰이 매장에 도착했을 때까지도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윤씨는 “롯데몰 내에 보안팀이 배치돼 있었을 것이고 누군가 CCTV도 보고 있었을 텐데 비명이 들리고 가해자가 도망칠 때까지 출동하지 않았다는 게 이해할 수 없다”며 “롯데몰 측은 본인들 책임이 없다며 어머니 장례식에도 이모부가 전화한 뒤에야 얼굴만 비춘 뒤 떠났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죽음에 저와 오빠는 오직 둘이서 살아가게 됐다. 저희 어머니의 억울함을 알아주시고 저희 가족을 도와달라. 정정기사를 내달라”고 호소했다.
박은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