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청년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청년을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하루하루 각자의 꿈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들이 아닐까. 나 또한 내 꿈을 향해 달려가는 대한민국 청년이다. 청년은 꿈이 있기에 행복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청년들이 꿈을 꾸기 힘든 구조가 되었다. 저성장 늪에 빠진 경제와 높은 청년실업률은 우리 청년의 삶의 무거운 짐이 되고 있다. 일자리가 가장 중요한 복지라고 천명하는 지금의 대한민국에 이를 정도로 청년 일자리문제는 심각한 정도이다.
[청년기고] 청년 복지정책, 희망고문 대신 희망이 되어야
김건우 취업준비생
올 해 2월 기준 청년실업률은 12.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참으로 씁쓸한 기록갱신이다. 하지만 중소제조기업의 미충원률은 27.1%나 된다. 아이러니한 결과다. 이 수치만 보고 누군가는 "취업을 못하면 중소기업에 들어가면 되지" 라고 쉽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리 쉬운 문제만은 아니다. 청년들이 높은 실업률임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이 아닌 대기업을 선택하는 이유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가 가장 큰 원인이다. 복리후생도 대기업과의 차이가 크다. 이러한 이유로 중소기업의 미스매치가 일어나게 된다.
중소기업에 좋은 인재들이 유입되는 것은 국가 산업에 굉장히 중요한 과제이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 일자리창출은 대기업도 대기업 나름의 역할을 하겠지만, 좋은 기술력을 가진 작지만 강한 벤처기업들이 이를 주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중소기업에 좋은 인재들이 들어가 경쟁을 해야 한다. 국가적 차원에서 이를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써야지만 지금의 중소기업 미스매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최근 이슈가 된 경기도에서 시행하려는 '일하는 청년 시리즈' 정책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월 급여 250만 원 이하의 청년근로자가 일정금액을 연금통장에 저축하면 일정 퇴직연금을 지원하는 '일하는 청년 연금', 도내 중소 제조업체 재직자 중 월 급여 200만 원 이하인 청년들을 도가 일정금액 지원해주는 '일하는 청년 마이스터 통장', 그리고 도내 중소기업에 재직하는 월 급여 250만 원 이하의 청년 근로자에게 도가 연간 120만원 수준의 복리후생을 지원하는 '일하는 청년 복지 포인트' 이렇게 3개의 복지정책이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다. 시의적절한 흥미로운 정책이다.
보통 소득 월 250만 원 이하라고 하면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청년근로자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 외에도 자영업, 스타트업 등에 종사하는 청년들이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언급한 임금격차 및 복리후생 차원에서 '일하는 청년 시리즈' 정책은 임금 격차를 해소시켜주고 자산을 형성하여 목돈을 마련하게 하고, 중소기업 근로자의 복리후생도 개선될 기대를 해본다.
그동안 청년들에게 현금이나 상품권 등을 지원하는 정책들은 많이 봐왔다. 아무 조건 없이 청년들에게 수당 또는 배당하는 방법으로 복지정책을 펴왔다. 이는 분명 달콤한 정책들이지만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하지만 남경필 지사의 '일하는 청년 시리즈' 정책 같은 경우는 새로운 접근의 청년정책이다. 청년 근로자 개인이 회사에서 일을 하는 과정 가운데 지원을 해주는 제도이다. 이는 기존 청년 복지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우리가 복지를 이야기 할 때 제일 경계해야 하는 것이 바로 근로 유인을 막는 장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근로 유인을 막는 복지의 경우 소득 불평등을 더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와 같이 새로이 시도되는 경기도 청년 복지정책은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시도가 되리라 본다.
9월 12일 저녁 남경필 지사와 경기도의회가 '일하는 청년 시리즈'를 극적으로 합의를 하여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하였다. 이 결과가 있기까지 민주당 소속 도의원들과 줄다리기가 계속 되었었다. 그걸 지켜보는 경기도 청년들의 마음은 조마조마 했을 것이다. 경기도 청년복지정책의 수혜자들은 하루하루 삶에 치이고 허덕이며 살아가는 청년들이다. 새로운 청년복지정책의 시행으로 인해 우리 청년들의 무거운 어깨를 조금이라도 덜 수 있게 되었다.
청년들에게 자금을 지원해주는 것에 더 나아가 우리는 조금 더 근본적인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와 복리후생의 차이극복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청년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기술을 활용해서 실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벤처창업을 육성시키는데도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오늘 시행의 합의를 한 '일하는 청년 시리즈'와 함께 브랜드 컨설팅과 유통에 대해 도움을 줄 수 있는 '경기도 주식회사' 정책이나 스마트 시티를 활용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할 수 있는 '판교제로시티'와 같은 정책들이 하루 빨리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청과 도의회가 노력해주기를 바란다. 그래야지만 청년들이 도전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더 많이 창출될 수 있다.
남경필 지사의 청년 복지제도는 200억 수준의 예산을 편성하려 하고 있다. 지방정부 예산치고는 꽤나 큰 비중이다. 하지만 그만큼 청년들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여야를 떠나, 정파를 떠나 우리 청년들의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한다. 모든 청년들이 전부 공무원 시험만 준비한다면 과연 그 사회에 희망이라는 것이 있을까. 청년들이 꿈을 꿀 수 있는 사회만이 미래가 있다. 국가도 우리 자신도 우리의 미래에 투자하는 것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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