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선’의 과한 설정…의료인 중대 결정이 ‘바람난 남친’ 수술?

입력 2017-09-15 17:32

드라마 ‘병원선’이 과도한 설정으로 연일 질타를 받고 있다. 병원선은 방영 시점부터 “간호사를 폄하한다”며 전·현직 간호사들의 비난을 받았다. 무릎 위로 올라오는 미니스커트, 몸매가 드러나는 딱 붙는 유니폼, 응급 상황에서 환자를 피하는 모습을 본 간호사들은 “대체 한국 의학 드라마 작가 및 제작진들은 간호사를 뭘로 생각하는 거냐”고 항의했다.

병원선 속 간호사는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는가 하면 위급한 상황에서 의사 뒤에 숨고 환자의 개인 정보를 함부로 얘기한다. 재벌이 “예쁜 의사를 보고 싶다”고 요청하자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환자가 있음을 알리는 ‘코드 블루’를 방송하기도 한다.


이번에는 바람난 남자친구의 백막파열 수술을 고민하는 간호사를 두고 선택의 기로에 놓인 의료인의 모습을 그렸다.

13일 방송된 병원선에서 의료진들은 배 위에서 바비큐 파티를 준비하다 갑자기 찾아온 골절 환자를 맞는다. 한 여성이 “그곳이 부러졌다. 우리 오빠 괜찮겠냐”고 걱정스럽게 묻는다. 간호사 유아림(권민아)은 응급키트를 가지고 내려오며 자신의 친구와 바람난 남자친구을 함께 마주하게 된다.

그는 자신의 친구와 남자친구가 바람이 났고, 둘이 함께 밤을 보내려다 다쳤다는 사실을 알고는 경악한다. 송은재(하지원)는 “엄밀히 말하면 찢어진 거다. 음경에는 뼈가 없으니까. 정확한 진단명은 백막파열”이라며 담담하게 진단한다.


유아림은 “이런 놈 수술 왜 해주냐. 믿음이 뭔지 사랑이 뭔지도 모르는 놈한테 남자의 상징이 가당키나 하냐”고 한다. 수술을 거부하는 유아림에게 하지원은 “어서”라며 단호한 목소리와 눈빛으로 수술 참가를 지시한다.

유아림은 울먹이며 “그럴 수 없어요. 못해요 그건!”이라고 외친다. 그러자 하지원(송은재)은 “못한다면, 지금 이 시각 이후 수술방에 단 한 발짝도 들일 수 없어요”라고 선언한다.

수술방 간호사를 꿈꿨던 유아림은 수술방을 뛰쳐나가며 고민한다. 이 수술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하면 이제 다시는 수술방에 발을 들일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눈물을 쏟으며 몇 분간 고민한다. 그는 결국 고민 끝에 수술방에 들어서고 하지원은 수술 도중 유아림을 따스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주변 간호사들은 서로를 곁눈질로 쳐다보며 눈치를 본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