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남부를 긴장하게 만들었던 제18호 태풍 ‘탈림’은 필리핀에서 제출한 이름이다. 가장자리라는 뜻이다. ‘탈림’에 이어 등장한 제19호 태풍 ‘독수리’는 우리나라에서 제출한 명칭이다. 이 태풍의 이름은 누가 작명했고, 그 순서는 또 누가 정했을까.
과거에는 태풍의 이름을 따로 붙이지 않고 번호만 부여했다. 1953년부터 태풍이 잔잔하게 지나가길 바라는 의미를 담아 여성의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성차별 요소가 있다는 논란과 직면하면서 1978년부터 남녀의 이름을 번갈아 사용했다. 그때부터 1999년까지 작명의 주체는 미국 태풍합동경보센터였다.
2000년부터 태풍의 영향권에 있는 국가들이 태풍위원회를 구성하고 공동 관리하는 방법으로 바뀌었다. 회원국은 우리나라 미국 중국 일본 북한 홍콩 마카오 캄보디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크로네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이다. 국가별로 10개의 이름을 제출해 총 140개의 이름을 다시 28개씩 5개 조로 나누고, 1조부터 5조까지 순서대로 사용한다. 올해 태풍은 ‘탈림’과 ‘독수리’ 등이 포함된 5조의 차례다.
언제나 새로운 이름이 제출되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같은 이름의 태풍이 등장하기도 한다. 다만 너무 큰 피해를 입힌 태풍의 이름은 피해 국가의 요청이 있을 경우 삭제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 큰 수해를 입혔던 ‘나비’와 ‘매미’는 삭제됐다.
우리나라가 제출한 이름은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독수리 이렇게 10가지이다. 북한 역시 이름을 제출했다. 기러기, 도라지, 갈매기, 수리개, 메아리, 종다리, 버들, 노을, 민들레, 날개 이 10가지 이름은 북한 몫으로 제출됐다. 한글 이름만 모두 20개가 태풍의 이름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소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