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5일 오전 발사한 탄도미사일 비행거리가 3700여㎞로 파악됐다. 북한에서 괌까지 거리인 3500㎞를 약 200㎞ 초과해 비행했다. 이미 공언한 '괌 포위사격'이 현실화될 수 있음을 미국에 보여주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전 6시 57분경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일본 상공을 지나 북태평양 해상으로 불상의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최대고도는 약 770여㎞, 비행거리는 약 3700여㎞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고도와 비행거리 등으로 미뤄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일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지난달 29일에도 일본 홋카이도 상공을 지나 북태평양에 떨어지는 화성-12형을 발사했다. 당시 비행거리는 2700여㎞였다. 괌까지의 거리보다 800㎞ 짧았다. 8월 29일의 미사일이 '괌에 좀 못 미치게' 발사된 것이었다면, 이날은 '괌을 살짝 지나쳐 날아가게' 발사한 셈이다.
북한은 지난달 9일 '괌 포위사격'의 구체적 계획을 공개했다.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이 직접 나서서 “우리가 발사하는 ‘화성-12형’ 4발은 일본의 시마네(島根)현, 히로시마(廣島)현, 고치(高知)현 상공을 통과하게 되며, 사거리 3356.7km를 1065초간 비행한 후 괌도 주변 30∼40㎞ 수역에 탄착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사전에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자 곧바로 동해상을 향해 현무-2 탄도미사일을 대응 발사했다. 합참은 “우리 군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동시에 현무-2를 도발 원점인 순안비행장까지의 거리(250㎞)를 고려해 동해상으로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한미 군 당국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하고 면밀히 감시 중이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동시에 현무-2 탄도미사일 발사함에 따르 북한의 도발에 즉각 대응할 태세가 갖춰져 있음을 보여줬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