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야당, 李총리에 뒤끝?…한국당 “국회 경시” 바른정당 “궤변”

입력 2017-09-14 15:55

대정부질문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의 ‘돌직구’ 답변에 막혀 제대로 공격을 하지 못한 보수야당이 뒤늦게 이 총리의 답변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대변인은 14일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총리가 의원들 질문에 답하지 않고 과거 정권을 끌고 들어갔다”며 “답변 태도나 지나친 단문형 대답이 국회를 경시하는 태도라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동문서답은 아니더라도 ‘동문남답’쯤 된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바른정당에서도 이 총리의 답변을 문제삼았다. 정양석 바른정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의원 전체회의에서 “대정부질문은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겸허하게 민심을 청취하는 자리지 총리가 입심이나 임기응변, 책임전가를 통해 야당 의원들의 발언에 면박을 주는 자리가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수석은 이 총리의 답변이 ‘궤변’이라고도 했다. 그는 “미국이 한국보다 일본과 더 가까이 많은 통화를 하고 동맹관계에서 ‘코리아 패싱’이 있다고 지적하는 질문에 이 총리는 ‘일본 총리를 더 신뢰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궤변성 답변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책임총리로 일 다하고 있느냐고 하자 ‘밥값하고 있다’고 했다”며 “정말 경박하다. 밥값을 다 하고 있느냐”고 몰아세웠다.

지난 11일 대정부질문에서 김성태 한국당 의원은 이 총리에게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노무현정부의 동북아 균형자론이 얻은 게 뭔가. 핵과 미사일인가”라고 따져물었다. 그러자 이 총리는 “지난 9년 동안 햇볕정책과 균형자론을 폐기한 정부가 있었다. 그걸 건너뛰고 이런 질문을 받은 게 뜻밖이다”라고 말해 김 의원의 말문을 막히게 했다. 

김 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통화하면 한국은 대북 대화구상을 구걸하는 거지같다는 기사가 나왔다. 전략적 왕따가 문재인정권의 안보정책이냐”고 하자 “김 의원이 한국 대통령보다 일본 총리를 더 신뢰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받아쳤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