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허리케인 정전 2차 피해… '찜통 양로원' 8명 숨져

입력 2017-09-14 09:55 수정 2017-09-14 10:05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AP뉴시스

미국 본토를 강타한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로 전기가 끊긴 양로원에서 8명이 숨졌다고 워싱턴포스트 등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허리케인 어마로 전력 공급이 중단된 가운데 사우스 플로리다의 양로원에서 8명이 사망했다. 3명은 양로원 안에서 숨을 거뒀고, 다른 3명은 병원에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나머지 2명은 이날 오후 사망 소식이 전해졌지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사망 사건이 발생한 뒤 즉각 양로원에 머물고 있던 100여명을 인근 병원으로 대피시켰다.

참사는 전력 공급 중단으로 냉방장치가 가동을 멈추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카운티 관계자는 "어마로 인해 전력 공급이 중단되면서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았던 것 같다. 아직 정확한 사망 원인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당국은 "이번 사건의 원인이 어마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최종 판단은 수사 결과를 종합해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양로원 측은 성명에서 "사건 당시 휴대용 (냉난방 장치) 시스템을 사용 중이었으나 경찰 조사를 통해 양로원의 에어컨 시스템이 완벽하게 기능하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 주민은 언론 인터뷰에서 "양로원 내부 온도가 화씨 110도(섭씨 43도)쯤 되는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CNN에 따르면 양로원이 있는 지역의 12~13일 기온은 화씨 90도(섭씨 32도)가 넘었고, 열지수는 110을 기록했다. 열지수는 기온과 습도에 따라 사람이 느끼는 더위를 수치화한 것으로, 54 이상은 '매우 높음'으로 분류된다. 이런 상황에 계속 노출될 경우 열사 가능성이 높아진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양로원의 시설 및 운영 실태는 '평균 미만'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전하면서 부실 감사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