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쪽지문, 12년 전 강릉 노파살인 사건 해결

입력 2017-09-13 15:31
지난 2005년 5월 13일 강릉 구정면 덕현리에서 발생한 노파 살인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포장용 테이프. 이 테이프에 남아있던 쪽지문이 12년 간 미제로 남아있던 사건을 해결했다. 강원지방경찰청 제공

1㎝ 남짓한 쪽지문(일부만 남은 조각지문)이 12년 전 발생한 노파 살인사건을 해결했다.
강원지방경찰청 미제사건수사전담팀은 70대 노파 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A씨(49)를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12년 동안 풀리지 않았던 이 사건은 불과 1㎝ 길이의 쪽지문으로 해결됐다.

노파 살인사건은 2005년 5월 13일 강원도 강릉시 구정면 덕현리에서 발생했다. 

당시 B씨(당시 70세·여)의 이웃은 혼자 살던 B씨의 집 현관문과 안방이 열려있고 TV소리가 나는데도 인기척이 없는 점을 수상히 여겨 집에 들어갔다가 쓰러져 있던 B씨를 발견했다.

숨진 B씨의 입에는 포장용 테이프가 붙여져 있고 손과 발은 전화선으로 묶인 상태였다.

부검결과 B씨의 사망원인은 기도 폐쇄와 갈비뼈 골절 등이었다. 

경찰은 범인이 피해자의 온 몸을 폭행한 뒤 제압 후 포장용 테이프로 얼굴 등을 감아 살해한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B씨의 금반지 등 80여만원 상당의 귀금속이 없어진 것으로 미뤄 금품을 노린 강도가 B씨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살해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였다.

그러나 경찰 수사는 이렇다 할 단서를 확보하지 못해 12년째 미궁에 빠져있었다.

그러다 중요미제사건 수사팀은 당시 범죄현장에서 발견된 쪽지문에 주목했다. 

포장용 테이프에 남아 있던 지문이었다. 

수사팀은 경찰청에 쪽지문의 재감정을 의뢰했고 지난 7월 이 지문과 A씨의 지문이 일치한다는 감정결과를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한 12년 전에는 지문 분석 기술이 부족했지만 이후 과학수사 기법이 발달해 사건의 범인을 붙잡을 수 있었다”며 “수사상 많은 어려움이 있는 사건이라도 끈질기고 면밀한 수사를 통해 사건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