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어느 정도 꺾이고 점차 저녁 날씨가 시원해지기 시작하면서 잠들기가 한결 편해졌다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낮에 아무리 많은 활동을 해도, 에어컨을 켠 뒤 시원하게 잠자리에 들어봐도 도통 잠이 오지 않는다는 이들은 날씨와 상관없이 고통을 호소하곤 한다.
제 시간에 잠을 잘 자는 것은 몸의 생체 리듬을 유지하고 하루의 피로를 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하면 낮 시간 내내 피로하고 집중하지 못하게 하며 두통 같은 신체적 증상까지 유발한다.
변덕스러운 날씨에 잠이 오지 않는 증상은 충분히 나타날 수 있지만 잠들기 힘들고, 자다가 깨서 잠을 계속 유지하기 어렵거나, 너무 일찍 깨서 다시 잠들지 못하는 불면증 증상이 3주 이상 지속됐다면 임상적으로 불면증 진단까지 내리게 되며 또한 3개월 이상 지속 시 만성 불면증이 된다.
또한 불면증의 근본적 치료 대신 수면제를 복용하는 이들도 많은데,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는 반감기가 짧아 불면증 치료를 위해 흔히 처방되지만 섬망, 기억력 장애, 이상행동 같은 몽유병 증상을 나타나게 할 수 있고 중독 현상까지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또한 불면증은 불면 증상 한 가지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정신 질환까지 야기할 수 있어 더욱 위험하다. 실제로 불면증이 있으면 우울증은 10배, 불안장애는 17배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어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불면증 진단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환자가 수면 상태에 놓여 있을 때 발생하는 뇌파와 근전도, 심전도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게 된다. 이를 통해 동반수면질환 여부와 함께 수면의 질과 깊이 등을 확인하고 수면제를 사용하지 않는 비약물 치료가 진행된다.
최근에는 잠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는 인지치료, 잠에 방해가 되는 행동을 바로 잡고 긴장을 줄여주는 행동치료가 대표적인 비약물 치료법으로 꼽힌다. 이 인지행동치료는 불면증 환자를 일시적으로 잠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 스스로 자신의 수면 상태를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게 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장기간 지속된다.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4주 이상 약물치료로 조절되지 않는 불면증에 이미 인지행동치료가 널리 시행되고 있다.
코슬립수면크리닉 신홍범 원장은 “불면증 초기에 수면제에 의존하다 보면 점점 더 수면제를 끊기 어려워진다는 것이 큰 문제”라며 “약물 없이도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효과적인 불면증 치료가 가능하며 경두개자기자극치료, 뇌파 치료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잠이 오지 않는 근본 원인을 제거할 수 있다”고 전했다.
디지털기획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