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파일] 생리대 파문과 여성건강

입력 2017-09-13 10:36
김정민영동한의원 진료원장·한의사

연일 생리대 발암물질 관련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성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흔히 자궁은 임신과 출산을 위한 기관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훨씬 복잡하고 밀접하게 여성의 건강과 관계되어 있다.

난소에서 분비되는 각종 호르몬은 생리주기뿐만 아니라 여성의 감정과 대사에 관여하는 신호물질이며, 해부학적으로 방광과 대장에 인접해 있는 자궁은 그 움직임과 상태만으로도 소화기계와 배설기관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자궁은 전신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면역력…. 언제부턴가 이 ‘면역’이라는 키워드가 의학계뿐만아니라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붐을 일으켜 많은 사람들이 면역력이 중요하단 인식을 하고 있지만, 정작 여성들이 ‘자궁면역’에 신경쓰는 일은 드물다.

‘자궁면역’은 지금까지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질환에 국한돼서 사용되어 왔지만, 넓은 의미에서 보면 자궁의 면역력을 길러, 건강한 자궁과 호르몬 주기를 되찾게 되면 보다 많은 여성질환에서 해방될 수 있다.

면역력은 말 그대로 외부의 나쁜 기운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힘이다. 한의학적으로 볼 때 자궁은 여성의 혈액의 원천이고 중심이다. 이 원천이 스스로 보호하는 힘을 잃게 되면 여성건강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자궁면역을 높이는 방법 중 중요한 것 하나가 하복부 체온을 올리는 것인데, 짧은 옷과 몸에 달라붙는 옷을 선호하는 여성들 뿐만아니라, 의자에 장시간 앉아 있는 직장인들도 하복부 냉이 자주 온다. 

이것은 혈액순환때문인데, 자주 자세를 바꾸고 스트레칭 등을 하는 것은 물론, 집에서 쉴 때는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벽에 다리를 올리고 있거나 하체 운동을 자주 하는 등의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핫팩 등을 이용한 찜질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생강차나 계피차 등 몸을 따뜻하게 하는 차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질환과 증상이 나타날 때는 섣불리 민간요법에 의지하는 것 보다 한의원에 방문 해 정확한 진맥을 통한 치료와 처방 받는 것이 안전하다.

여성의 건강은 여성 스스로가 지켜야 한다. 여성에겐 꼭 필요한 생필품의 위협이 두렵고 충격적이지만 최대한 질병을 방어할 수 있는 힘을 길러 미리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리=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