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를 내지 않는다는 이유로 남매를 2주동안 감금하고 마구 때린 20대 4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강서경찰서는 피해자의 발톱을 뽑고, 담뱃불로 지지는 등 엽기 행각을 벌인 홍모(24)씨 등 4명을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홍씨 등은 지난달 중순부터 2주간 부산 연제구의 한 원룸 안에서 A씨(25·여)와 A씨의 남동생(23)을 감금하고 집단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펜치를 이용해 남매의 발톱 9개를 뽑고, 각목으로 구타하는 등 남매를 학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뱃불로 남매의 몸을 지지는 잔혹함을 보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홍씨와 A씨는 연인 사이였다. A씨 남매가 집을 나와 갈 곳이 없게 되자 처음에는 홍씨와 함께 살았다. 하지만 직업이 없는 홍씨도 경제적 사정이 어렵게 되자 후배 박모(22)씨가 살고 있던 원룸으로 거처를 옮겼다. 당초 박씨와 동거녀(20) 등 3명이 살고 있던 원룸에 홍씨와 A씨 남매까지 6명이 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홍씨와 A씨의 사이가 틀어졌고, 홍씨 등은 A씨 남매에게 생활비 260만원을 요구하며 감금하고 마구 폭행했다. 이들은 남매를 번갈아 가며 감시해 원룸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게 했다. 홍씨 등의 범행은 지난 8일 A씨 남동생이 “숨겨둔 돈이 있다. 가져와서 갚겠다”며 원룸을 빠져나온 뒤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경찰은 “처음에는 단순 폭행 수준이었지만 남매가 저항하지 않자 강도가 점점 심해지며 학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홍씨는 A씨 남매를 감싸기보다 박씨 등의 눈치를 보며 범행에 적극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