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에 매물로 나왔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9년 검찰 출석 당시 탑승했던 45인승 전세버스가 2500만원에 팔렸다. 매물로 나온 지 나흘 만이다.
이 버스를 구매한 사람은 정한영(44) 지주클럽 대표다. 지주클럽은 2011년 소규모 지주(地主)들이 마을공동체 설립을 목적으로 만든 부동산컨설팅 회사로 회원 상당수가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로 알려졌다.
10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정 대표는 버스에 얽힌 노 전 대통령의 사연을 기사로 접하고 판매업체에 직접 전화해 구매 의사를 밝혔다. 그는 당초 중고차 판매업체 S사와 2200만 원에 버스를 사기로 합의했었다. 하지만 그 뒤에도 버스 구매 문의가 빗발치자 S사는 판매를 망설였다.
이에 정 대표는 지난 8일 회사 직원을 S사로 보내 노 전 대통령이 탔던 버스일 뿐 아니라 10년 가까이 청와대 의전용으로 쓰인 의미를 강조하며 판매를 설득했다. 결국 정 대표 측은 300만 원을 더 올려준 뒤 버스를 매매 할 수 있었다.
정 대표는 “생산된 지 15년이나 된 버스이지만 청와대 의전용으로 활용됐고 주행거리가 6만km 정도여서 실물도 보지 않고 계약했다”고 말했다. 그는 회원들의 이동 때 버스를 활용하고 노 전 대통령 관련 행사를 주최하는 단체에도 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4일 인터넷 자동차커뮤니티 ‘보배드림’ 중고차 거래 게시판에는 ‘GM대우 BH 120’을 판매한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을 올린 자동차매매업체 S사는 주행거리 6만2635km, 희망 판매가 2200만 원 등 매물 정보와 함께 “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마지막으로 검찰청에 출두할 때 탑승했던 차량”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 버스는 2009년 4월 30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할 당시 이명박 정부가 전직 대통령 예우 차원에서 제공한 관용 버스다. 이후 2011년 7월 청와대 내부경비를 맡은 서울지방경찰청 101경비단 소유로 넘어간 뒤 2013년 8월 서울경찰청 제1기동단을 거쳐 올해 3월 공매로 매각됐다.
지난 3월 서울경찰청은 해당 버스와 함께 중고 대형버스 13대를 5000만 원에 S사에 판 것으로 알려졌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