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과학자와 기술자를 위한 연회를 열고 핵실험 성공을 자축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미국이 원유 금수조치가 포함된 대북 제재안을 강하게 압박하는 상황에서 내부결속을 과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통신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와 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서 마련한 성대한 축하연회에 대륙간탄도로켓(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 성공에 기여한 성원들이 초대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회는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인 9일 개최된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우리 공화국이 탄생한 경사로운 9월에 수소탄의 거대한 뇌성을 가장 장쾌한 승전가로 어머니 조국에 삼가 드렸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연회에서 “이번에 울린 수소탄의 폭음은 간고한 세월 허리띠를 조이며 피의 대가로 이루어낸 조선 인민의 위대한 승리”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튼튼한 자립적 경제토대가 있으며 비상한 두뇌를 가진 과학자 대군과 백두의 혁명정신으로 무장한 군대와 인민, 자력갱생의 투쟁전통이 있기에 주체혁명의 최후 승리는 확정적”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통신은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는 국가 핵무력 완성의 완결단계 목표를 점령하기 위한 투쟁에서 국방과학부문의 과학자·기술자들이 자위적인 핵 억제력을 튼튼히 다져나가기 위한 과학연구사업을 더 야심차게 벌여나갈 데 대한 과업을 제시했다”며 “핵전투원들이 특대사변을 안아온 투쟁기세를 늦추지 않고 보다 큰 승리를 이룩해 나갈 데 대해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날 연회에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인 황병서 총정치국장, 박봉주 내각총리, 최룡해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핵과학자와 기술자를 위한 축하공연도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김 위원장 부인 리설주도 참석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미국은 지난 8일 대북 원유 공급 중단, 북한 섬유제품 수출 및 노동자 해외파견 금지 등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오는 11일 표결해달라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원유 공급 중단 조치에 반대하고 있어 결의안 통과 여부는 불확실하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