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에서 발생한 한인 총기 살인 사건에 의문이 제기됐다.
9일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지난해 7월 마닐라의 호텔에서 머리에 치명적인 관통상을 입고 뇌사 상태로 발견된 신주영씨를 재조명했다. 그는 사건 다음날 사망했다.
필리핀 경찰은 자살로 마무리 지었지만 유가족들은 타살을 의심했다. 용의자는 사건 당일 호텔 방안에 함께 있던 회사 동료 전 씨와 그의 친구 송씨다. 두 사람은 진술서에서 송씨가 아침 인사를 건넨 후 투자와 관련해 미안하다며 자살했다고 주장했다.
영어가 능통했던 전 씨는 당시 사건을 담당한 현지 경찰, 구급대원, 부검의 등의 통역을 자처했다. 현지 경찰 조사에도 성실히 임해, 사건 초기 필리핀 경찰은 신씨가 자살했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두 사람은 수억 원에 달하는 회사돈을 신씨가 도박으로 탕진한 죄책감으로 자살한 거라 주장했지만 필리핀 경찰의 거짓말 테스트 결과 두 사람 모두 99.99% 거짓말을 한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방송 말미 송씨는 PD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PD가 “신주영씨가 직접 총쏘는걸 목격 했냐”고 묻자 송씨는 “내가 그 자리에 있었지만 잡아당기는 건 못 봤다”고 말했다. 범죄 심리학자 이수정 교수는 “PD의 질문에 굉장히 주의를 기울이면서 신경 써서 어휘를 선택하는건 틀림없어 보이나 선택된 어휘 중 어디에도 신씨의 자살을 확신하는 듯한 대답은 없다. 송씨가 입장이 난처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총을 쏜 사람이 누구였냐”는 PD의 물음에 전씨는 “신주영이다. 내가 모든걸 걸고 진짜다. 진짜 100%다. 내 앞에서 쐈다”고 말할 뿐이었다.
진서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