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위해 살겠다”는 페이스북 글 지운 국회의원

입력 2017-09-09 11:25 수정 2017-09-09 13:12
사진='미디어 몽구' 캡처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특수학교 설립을 호소하는 장애인 학부모의 발언 중 웃으며 퇴장해 비판을 받고 있다. 앞서 김 의원이 장애인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취지의 글을 쓴 것까지 알려지며 비판이 거세지자, 김 의원은 해당 게시글을 삭제해 또 한 번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김 의원은 5일 지역구인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를 찾아 ‘강서 지역특수학교 설립을 위한 2차 주민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했다. 그는 “이렇게 갈등이 큰데 왜 밀어붙이려고 하는 건지”라며 “(어떻게)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됐는지 이해하는 데 많은 어려움과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이은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부대표가 마이크를 잡고 특수학교 설립을 호소했다. 이 부대표는 울먹이며 “저희 아이들은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학교를 가기 위해 집에서 두 시간 전부터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이 지나가다 때리셔도 맞겠다. 하지만 학교는 절대로 포기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사진='미디어 몽구' 캡처

연설 도중 김 의원이 행사장을 나가려 하자 이 부대표는 “김성태 의원님 가시지 마시고 제발 저희를 도와달라”고 외쳤다. 하지만 김 의원은 고개를 돌려 웃음을 보인 뒤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이 때문에 김 의원은 ‘지역구 의원이 울먹이는 장애부모를 외면한 채 웃음을 보이며 행사장을 빠져나갔다’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김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나는 사회복지사와 노동운동가의 길을 걸었다”며 “차별받는 장애인을 위해 일하고 싶었다”고 썼다. 그러면서 “서른일곱 번째를 맞는 장애인의 날, 순수하지만 뜨거웠던 나의 초심을 돌아보며 이 땅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영원히 사라지길 꿈꿔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글과 김 의원이 행사장에서 보인 태도가 다르자는 지적이 잇따랐다. 현재 이 글을 삭제된 상태다.

비판이 계속되자 김 의원은 8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사말만 하기로 약속된 것이었다”며 “다음 일정이 있어 그분 발언을 한참 듣다가 어쩔 수 없이 나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박은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