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금요일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가 8일 결방하자 많은 시청자들이 아쉬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혼밥' '혼술'을 하는 독신자들에겐 더욱 허전한 '불금'이 됐다. MBC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대부분의 예능프로그램 결방되고 있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던 ‘나 혼자 산다’ 역시 결방을 피해갈 수 없었다.
점차 시청률이 떨어지던 ‘나 혼자 산다’는 황지영 PD가 연출을 맡은 이후 반등했다. 이 프로그램은 초반에 안쓰러운 '냉장고 상태'와 외로움 등을 내비치며 2030 1인 가구의 현실을 강조했다. 관찰 예능인데 인위적인 모습을 보여 비판적 평가를 받기도 했다.
황지영 PD가 프로그램을 맡은 뒤로 ‘나 혼자 산다’ 출연진은 열심히 일하고 잘 노는 1인 가구로 탈바꿈했다. 고정 출연진을 확대해 ‘3얼간이’ ‘달심 누나’ 등 캐릭터를 부여해 재미를 더했다.
무지개 회원들이 모이는 스튜디오 촬영 또한 코멘터리에서 벗어나 하나의 스토리로 만들기 시작하면서 출연자들의 관계성을 부각했다. 탄력을 받은 ‘나 혼자 산다’는 ‘제주도 MT’ ‘나래 여름학교’ 편으로 큰 호응을 얻으며 인기 예능 반열에 들어섰다.
시청자들이 ‘나 혼자 산다’의 빈자리를 더 크게 느끼는 것은 지난주 ‘박나래-기안 84-충재씨’의 삼각관계 때문이다. 한 차례 TV 출연 후 잡지 화보를 찍을 정도로 멋진 외모를 가진 충재씨와 그를 맞이하기 위해 혼신의 준비를 하는 박나래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박나래가 컵을 깨트리자 충재씨가 컵을 선물하는 모습을 강조하는 등의 연출도 한몫 거들었다.
방송 직후 ‘나래기’와 ‘어남충’을 외치는 시청자들로 인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마다 들썩였다. ‘나래기’ ‘어남충’은 ‘나래+기안84 커플’ ‘어차피 남자친구는 충재씨’ 의 줄임말로 모두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의 러브라인에서 따온 별명이다.
그만큼 시청자들이 관찰 예능의 드라마틱함에 빠진 것이다. 삼각관계를 강조한, 치정 드라마 같은 예고편은 많은 이들이 다음 편을 찾게 했다. 일부에서는 “시청자들이 MBC 파업에 관심을 끌게 하려고 일부러 신경 써서 만든 게 아니냐”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많은 팬이 기다리고 있는 삼각관계의 결말은 MBC 파업이 종료된 후에야 공개될 예정이다.
이담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