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복귀 원해요"…청와대 게시판 청원 글 봇물

입력 2017-09-08 20:16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최근 복귀설이 제기된 거스 히딩크 감독 복귀를 요청하는 청원의 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지난 6일 "히딩크 감독님이 한국을 원합니다! 월드컵 대표팀 감독을 맡아주십시오"라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중국 구단의 거액도 마다한 히딩크 감독이 한국 대표팀에 긍정적인 의사를 표한 것은 돈보다 정서적인 이유다"라며 "국민모금을 해서라도 반드시 대표팀 사령탑으로 모셔야 한다”고 적었다. 이 글에는 1천700명이 넘는 사람이 동의했다.

또 히딩크 감독 선임을 위해 '촛불집회'와 같은 국민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히딩크 감독 모셔야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청원의 글을 올린 글쓴이는 “국민이 서울 광화문에 모여 붉은악마 티를 입고 '히딩크 감독 부임하라'고 외쳐달라고 하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히딩크 감독의 한국 대표팀 복귀설은 지난 6일 YTN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매체는 히딩크 측 관계자의 말을 빌려 "한국 국민들이 원한다면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을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사령탑 교체 사태를 겪은 축구 대표팀은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힘겹게 본선 티켓을 땄다. 화가 난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신태용 감독과 선수들의 경기력을 비판하며 히딩크 감독의 복귀를 원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고도 '퇴진 여론'에 직면한 신태용 감독은 7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기분이) 상당히 안 좋았다"면서 "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 답답하지만 (그 말을) 히딩크 감독이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대한축구협회는 "신태용 감독과의 계약 내용을 존중한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고, 김호곤 기술위원장도 "불쾌하고 어처구니없다"며 히딩크 복귀설을 일축했다.

한편, 히딩크 감독은 최근 불거진 한국축구대표팀 재부임 이슈와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