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8일 딸의 부정입학 의혹을 보도한 기자가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데 대해 "사법부가 권력의 눈치보기를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법원은 부정입학이라고 단정적으로 보도한 부분은 허위라고 판단했다. 부정입학이 사실이 아님이 밝혀져 딸아이의 명예가 조금이나마 회복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항소심에서 형사책임이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위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비방목적이 없었다며 무죄로 판단한 것은 작년 총선을 앞두고 기소된 이 사건 보도 이외에 일련의 의도된 왜곡보도가 여러 건이나 있었음에도 이를 외면한 것으로 심히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서정현 판사는 이날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뉴스타마 황모 기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황 기자는 지난해 3월17일 비영리독립언론 뉴스타파에 '공짜 점심은 없다…나경원 딸 성신여대 부정입학'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나 의원과 성신여대 총장 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황 기자는 기사에서 2011년 11월 지병을 앓고 있는 나 의원 딸이 특수교육대상자(장애 학생) 전형에 응시하면서 부정행위를 했지만, 학교 측이 이를 묵인하고 특혜 입학시켰다고 보도했다.
서 판사는 황 기자가 보도한 내용 중 나 의원 딸이 면접에서 자신의 어머니가 나 의원이라고 언급한 점, 반주 음악 장치를 준비하지 않아 면접이 25여 분 지체된 점, 당시 한 면접위원이 나 의원 딸의 발언을 '장애로 인한 것으로 이해해주자'라고 다른 위원들에게 말한 점 등을 모두 사실로 인정했다.
서 판사는 "황 기자가 보도한 내용의 중요 부분은 객관적 사실과 합치된다"라며 "부정입학 등의 표현은 다소 과장되거나 평가로 볼 여지가 상당하지만, 허위의 사실을 적은 거라 볼 수는 없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황 기자는 보도 이전에 취재를 통해서 사실을 확인하고자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피해자들에게 서면질의를 하는 등 반론할 기회를 충분히 부여하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 의원과 성신여대 관계자 등 입학 관련 교수들은 공인이라 볼 수 있고, 대학 입시 관련 부분은 우리 사회 공공성·사회성을 갖춘 공적 사안이라 볼 수 있다"라며 "공공성·사회성을 갖춘 사안을 보도하는 경우 언론자유의 제한이 완화돼야 하고, 공적 존재·관심사에 대한 감시와 비판 등은 쉽게 제한되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맥락에서 "황 기자가 보도한 내용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온라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