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서 한·미 프로야구 최강 팀들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정규리그는 물론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노리던 KIA 타이거즈와 미국프로야구(MLB) 사상 최다승(116승)을 넘어설 수 있다는 평가를 받던 LA 다저스가 좀처럼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KIA는 약점이던 불펜진이 또다시 흔들리고 있고 다저스는 선발이 잘 던지면 불펜이 무너지는 흐름이다. 양 팀 모두 타선도 침묵하면서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투타 하락세 속에 더욱이 눈앞으로 다가온 포스트시즌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KIA는 지난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9회말 역대 최다 점수 차(6점 차) 역전패를 당한 후 3연패에 빠지며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LG 트윈스와의 최근 2연전에서는 연장 끝내기 패배와 헨리 소사에게 완봉패를 당하는 등 투타 모두 제 역할을 못해 주고 있다.
특히 불펜진이 버티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뼈아픈 상태다. 양현종, 헥터 노에시, 팻 딘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원투스리펀치가 있음에도 한승혁, 김세현 등 불펜진의 난조로 경기를 내주고 있다. 9월 들어 치른 5경기에서 KIA 불펜은 20⅔이닝 동안 16자책점을 내주며 평균자책점 6.97을 기록했다. 지난 8월 4.09의 평균자책점으로 4위에 오르며 안정화된 것처럼 보였으나 갈 길 바쁜 KIA의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다.
전반기 0.310의 팀타율로 불방망이를 자랑하던 팀 타선도 후반기엔 0.286로 떨어진 페이스다. 꾸준하던 타선마저 힘을 내주지 못해 KIA의 고민은 깊어가는 상황이다.
또 KIA는 2위 두산 베어스가 3.5게임 차로 턱밑까지 추격해와 한국시리즈 직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포스트시즌 때 불펜진이 지금처럼 무너진다면 우승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도 최근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다저스는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는 선발 마에다 겐타가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불펜 루이스 아빌란이 3안타 2실점으로 무너지며 1대 3 패배를 당했다. 다저스는 6연패에 빠졌고 애리조나전도 6연패를 기록했다. 반면 애리조나는 13연승을 달리며 팀 최다 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다저스는 류현진과 마에다 등 선발이 힘을 내면 불펜이 점수를 내주고 팀이 패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다저스 불펜진은 8월 평균자책점 3.13으로 MLB 전체 6위의 성적이었다. 9월 들어 평균자책점 7.82를 기록하며 ‘믿을맨’의 모습은 사라진 상태다. 팀 타선도 애리조나와의 3연전에서 단 2점을 뽑아내는데 그치며 슬럼프에 빠진 상황이다.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1위인 애리조나가 디비전 시리즈에 오른다면 내셔널리그 전체 승률 1위인 다저스와 맞붙는다. 애리조나에 약한 모습은 물론 투타 하락세인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우승은커녕 디비전 승리도 장담하기 어려운 형국이 됐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