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단시티개발㈜ 부채 7450억원, 8일 만기대출금 3372억원 상환실패 충격 “인천도시공사가 대신갚고 투자유치 및 토지매각 직접 나선다”

입력 2017-09-08 14:00 수정 2017-09-08 14:00
인천도시공사는 8일 인천국제공항 인근 영종도 북단 운북동 미단시티 개발을 이끌어온 미단시티개발㈜와 토지공급계약을 해제하고 직접 토지공급과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천도시공사는 미단시티 차입금 3372억원을 대신 은행에 납부해 직접적인 권한행사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미단교회 이춘의 목사는 “인천도시공사가 직접 나서면 땅도 잘 팔리지 않겠느냐”며 “군부대와의 협의를 거쳐 도시공사가 마을주민들이 원하는 해넘이 명소에 1억원을 투입해 산책로를 조성하는 등 변화된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2007년 합작법인 설립이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미단시티개발㈜는 이날 만기대출금 3372억원의 상환에 실패하면서 2015년 상호 합의해 약정된 지급금합의서에 따라 도시공사와 합작법인간 토지 공급계약이 자동 해제됐다.

미단시티 공모사업은 영종경제자유구역 부지 183만1068㎡ 내에 민간의 직접개발을 핵심 앵커시설로 해 조기에 세계적 수준의 복합레저단지를 조성하고자 추진된 사업을 말한다.

이 사업은 2006년 국제공모를 통해 공모구역의 개발자금조달과 투자유치 그리고 일정면적 직접개발을 위한 민간사업자를 선정해 2007년 도시공사와 합작법인 설립후 토지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미단시티개발㈜는 합작법인 설립이후 직접개발없이 제3자에게 토지만 재매각하고 단순 업무만을 수행해왔다. 제3자에게 매각한 토지는 6만평 규모로 36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마저도 핵심 앵커 시설이 없어 매각부진으로 정상적인 자금조달이 이루어지지 않아 2011년부터 공사의 신용공여로 5차례에 걸쳐 대출금 리파이낸싱을 지속해왔다는 점이다.

이같은 결과로 미단시티개발㈜는 자본금 893억원을 모두 소진하고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10년 동안 금융비용과 회사 운영비로만으로 약 3300억원을 지출하는 등 현재 부채가 7450억원에 이르러 사실상 기업 존속 가치를 상실했다는 것이다.

합작투자계약서상 모든 주주사들에게 자금조달 협력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5차례의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타주주사들은 단 한번의 협력도 하지 않았다는 것도 문제다.

도시공사만 공기업으로서 불가피하게 미단시티의 핵심 앵커시설인 복합리조트 사업의 성공적 투자유치와 사업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단독으로 합작법인 자본금 174억원의 증자와 신용공여 등 리파이낸싱을 위해 재정지원을 해온 것이다.

그러나 2015년 12월 지방공기업법 개정으로 2016년 6월 16일부터 지방공기업의 제3자에 대한 채무보증행위가 금지되면서 결국 미단시티개발㈜는 만기대출금 리파이낸싱에 실패한 것이다.

특히 2016년 8월 합작법인의 최대 주주인 리포(Lippo)가 미단시티 핵심 앵커시설인 LOCZ 카지노 복합리조트사업의 지분 철수를 공시함에 따라 직접 개발의무마저 포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공사는 합작법인에 대해 추가 재정지원을 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졌다고 해명했다.

공사는 이번 3372억원의 대지급 및 계약해제로 당장은 재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으나 최근 검단신도시, 영종하늘도시 등 주요 사업지구의 토지분양이 잘되고 있어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사는 계약해제로 반환받은 토지를 직접 매각할 경우 공기업이라는 높은 신용도를 바탕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어 오히려 합작법인과의 계약유지시보다 마케팅 활동에도 유리하고 사업성이 개선되는 등 사업이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효진 인천도시공사 사장은 “리포가 카지노 복합리조트사업의 지분을 철수한 지금이야말로 권한만 행사하고 책임은 지지않는 합작법인의 불합리하고 비정상적인 사업구조를 정상화할 수 있는 적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카지노 복합리조트사업도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미단시티 내 잔여 토지분양도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단시티의 평당 공급가는 400만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금액은 10년째 제 자리를 걸음을 하는 것으로 영종도가 아직 저평가돼 감정평가가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데 따른 것이다.

영종도는 이미 10만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어 공항 제2터미널이 오픈하는 내년 1월 제3연륙교 착공이 이루어질 경우 수십조 규모의 자산가치 상승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단시티의 카지노복합단지도 이달 중에 착공될 예정이어서 주변지역의 땅값 상승에 긍정적인 신호를 줄 것으로 보인다.

 리포그룹은 카지노사업보다는 부동산개발에 관심이 큰 다국적기업이었으나 새로 등장한 중국자본은 카지노복합단지를 통한 수익모델에 대한 강점이 많아 아시아의 카지노 국가대항전에서 최대 수요자인 중국인들을 배경으로 체류형 관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자본이 참여하는 공항지역의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와 일본자본이 투자된 파라다이스시티, 중국자본이 직접 참여한 미단시티 시저스카지노가 아시아 관광시장에서 미국형·일본형·중국형 카지노 복합단지를 성공적으로 이끌 경우 영종도는 세계 최대의 체류형 관광지의 롤모델로 우뚝 설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시공사는 사업완성시 미단시티에서 1000억원 이상의 실익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