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6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안보 의원총회에 강연자로 나서 “이번 사태(북한의 6차 핵실험) 원인 중 절반은 김정은의 폭주하는 성격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기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을 지낸 남 교수는 당시 김 위원장에 대해 조사했던 내용을 일부 소개했다.
남 교수에 따르면 2010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 선정 작업이 본격화됐을 무렵, 우리 정보당국은 후계자로 유력한 김정은을 파악하기 위해 스위스 베른과 일본 오사카 등으로 인력을 급파했다. 김정은은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스위스 베른에서 유학 생활을 했으며, 오사카에는 김정은의 외조부 고경택이 1950년 건너간 이래 김 위원장의 8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남 교수는 “놀랄 만한 사실”이라며 김 위원장이 15세 무렵 평양에 있는 여자친구와 통화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남 교수는 “김정은이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1살 정도 많은 것 같았다. 김정은이 어린 나이에 담배를 피워 여자친구가 담배를 좀 끊으라고 했더니 전화로 상소리를 해댔다. 당시 굉장히 충격이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남 교수는 이어 “(김정은의) 성격이 보통이 아니구나, 굉장히 거친 매너를 갖고 있구나, 앞으로 ‘임금’이 되면 굉장히 복잡해지겠다고 예상했다”면서 “당시 예상이 맞지 않기를 바랐지만 유감스럽게도 예상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김정일 위원장과 달리 핵 실험 서명 장면을 대외적으로 공개한 것을 언급하며 “실질적으로 북한을 지배한다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안 되지만, 너무 간단하게 평가하는 것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남 교수와 함께 자리한 전옥현 전 국정원 1차장은 “김정은은 처음부터 체제 보위 개념 차원에서 핵무기를 개발한 것이지, 협상이나 딜(거래)을 위해 개발한 것이 아니다”면서 “어떤 딜을 통해서도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게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전 전 차장은 또 “김정은은 2013년에 이미 비밀리에 회의를 소집해 핵 전쟁 대비를 주문했으며, 핵 전쟁을 통해 반드시 남한을 적화통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는 북핵 해법을 위한 해법으로 군사적 수단인 선제타격(핵무기 공격 징후를 보일 때 먼저 공격)과 비군사적 수단인 ‘레짐 체인지(북한 내부 정권교체)’를 제시했다. 이어 “군사적 수단에는 많은 위험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레짐 체인지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