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파악 좀!” 사립중 교장, 비정규직 영양사에 막말

입력 2017-09-06 16:05
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기자실에서 김문수(오른쪽), 장인홍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이 송곡학원 교직원 사직하게한 갑질 막말 녹음 파일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의 한 사립중학교 교장이 비정규직 영양사에게 “주제 파악 좀 하라” “교장이 하라면 해야지 네가 뭔데” 등의 막말을 한 녹음파일이 뒤늦게 공개됐다. 이 영양사는 결국 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의회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성북2)과 장인홍 의원(구로1)은 6일 오전 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3년 2월 19일 모 여중 교장이 같은 재단 소속 여고 영양사에게 막말을 하고 사직을 강요한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녹음파일에는 “주제 파악하시고 쓰시라고” “교장이 하라면 하는 거지 네가 뭔데” “주둥아리 안 다물어” “한 번만 더 얘기하면 물건 진짜 던진다” 등의 음성이 들어 있었다.

김 의원은 “당시 동료 교직원에 따르면 여중 교장은 여고 영양사를 불러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여중의 교육프로그램을 여고 영양사가 하는 것은 맞지 않고 교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라 거절했던 것으로 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여고 영양사가 여중 교장의 교육프로그램 지시를 거절했다고 사직을 강요하는 행위는 부당노동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족벌 관계자들이 지휘체계를 넘나들며 학교운영을 어지럽힌 대표적 갑질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교육청에서 해당 학원의 종합감사를 진행했으나 이번에 공개된 녹음파일과 같이 중요한 부당노동행위 및 갑질, 막말 등 인권침해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교육청에 고발과 임원취소 등을 요구했다.

교육청 감사 결과, 이 재단 소속 여고는 총 8건의 지적사항에 교장 정직을 포함한 11명의 신분상 조치가 내려졌다. 같은 재단의 다른 고교에는 총 21건의 지적사항에 31명에게 신분상조치 처분 요구가 내려졌다. 이 재판은 필기시험 성적이 낮은 학교장의 조카에게 면접 및 수업실연 점수를 높게 줘 정교사로 채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