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폭행’ 축소 의혹에 난리난 부산경찰 홈페이지

입력 2017-09-06 12:36 수정 2017-09-06 15:33

경찰이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 사상경찰서 홈페이지 게시판은 항의 댓글로 도배를 이루고 있다. 재치있는 SNS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부산경찰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성난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경찰을 향한 분노는 5일 SBS뉴스 보도로 더욱 거세졌다. SBS는 경찰이 여중생 폭행 장면이 담긴 CCTV영상을 언론에 공개하지 못하게 압력을 넣었다며 사건 축소 의혹을 전했다. 피해자가 2달 전 집단 폭행 당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일었던 경찰의 늑장 대응이 도마위에 올라와 있던 터여서 부산 경찰에 대한 불신은 더 깊어졌다.

경찰이 사건 직후 피해 학생의 상해 정도를 가벼운 부상이라고 밝힌 것도 문제가 됐다. 실제 피해 여중생은 쇠파이프와 소주병 등으로 1시간 넘게 심한 폭행을 당했다. 경찰의 발표에 분노한 피해자 어머니는 머리가 터지고 얼굴이 엉망이 된 딸의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경찰은 사건 축소 움직임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성인도 혀를 내두르게 하는 폭력성을 보인 가해 학생들의 나이를 형사처벌 대상이 아닌 14세 미만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는 형사처벌 대상인 14세 이상이었다. 이들 가해 여학생 네 명 중 두 명은 이미 지난 4월과 5월 특수절도와 공동폭행 혐의로 모두 보호관찰 중인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경찰의 사건 축소 의혹이 보도된 직후부터 부산사상경찰서 홈피 게시판에 쏟아진 시민들의 항의는 6일 오후까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사건 관련 경찰관들의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사상경찰서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국민과 함께하는 따뜻하고 믿음직한 경찰"이라는 화면이 가장 먼저 뜬다. 한 시민들은 “홈페이지 문구부터 바꿔라”라고 일갈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