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 경찰이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많은 네티즌은 부산경찰 페이스북에 몰려가 “가해자들을 왜 불구속 시켰으며 CCTV가 언론에 공개되는 것을 왜 막았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부산경찰 페이스북은 지난 1일 ‘경찰의 미행력’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했다. 이는 지난 8월4일 부산진의 한 슈퍼마켓에서 담배와 현금을 훔친 3인조 범인을 미행해 검거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 게시물 아래엔 3000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다. 그러나 댓글은 영상과 무관하게도 여중생 폭행 사건에 관한 비난이 대부분이다. 많은 네티즌은 여중생 폭행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 했다는 언론보도 링크를 게시하며 해명을 촉구한 이들도 많았다. SBS는 경찰이 사건 다음날인 지난 2일 오후 폭행 당시의 상황이 기록된 CCTV영상을 확보해 놓고도 공개하지 않고 CCTV소유주를 회유, 압박했다고 5일 보도했다.
CCTV 소유주는 SBS에 “경찰이 ‘오픈하면 안 된다’ ‘전원을 내려버려라’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피해 학생이 1시간 넘게 폭행을 당해 피투성이가 됐는데도 사건 직후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피해 학생의 어머니도 같은 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은 가해 학생들이 자수했다는 이유로 일단 귀가조치 했으며 피투성이 된 딸의 사진이 인터넷에 돌아다녀 막아달라고 했지만 ‘알았다’고만 할 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