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성공

입력 2017-09-06 02:01
5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볼을 팀 동료들에게 연결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 축구가 천신만고 끝에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신태용호'는 5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최종전에서 0대 0으로 비겼다. 4승3무3패(승점 15)를 기록한 한국은 A조 2위를 차지해 본선에 진출했다. 시리아는 이란과 2대 2로 비겨 3위에 올라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됐다.

 신태용 감독은 황희찬을 원톱 최전방 공격수로 출격시키고, 좌우 날개에 손흥민과 이근호를 배치한 3-4-3 포메에션을 선택했다. 좌우 윙백에는 김민우와 고요한이 나섰고, 중앙 미드필더로는 권창훈과 정우영이 호흡을 맞췄다. 스리백에는 장현수를 중심으로 김영권과 김민재가 출전했다.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한국 선수들은 아쉬운 탄식을 터뜨렸다. 전반 1분 황희찬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때린 왼발 터닝슛이 골대를 맞춘 것이다. 평소 선수비-후역습 전술을 펴 왔던 우즈베키스탄은 이날 공격과 수비 라인을 끌어올리고 공격적으로 나왔다. 러시아월드컵에 가려면 반드시 이겨야 했기 때문이었다. 우즈베키스탄은 장기인 롱 패스로 한국의 문전을 위협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 우즈베키스탄의 과감한 공세에 밀려 경기 주도권을 내줬다. 전반 21분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카이다로프가 중앙에서 기습적인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려 골대를 때린 것이다.

 한국은 공격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우선 공격 흐름이 좋지 않았다. 미드필드에서 공격수들에게 이어지는 패스는 속도와 정확도에서 위협적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우즈베키스탄의 두 줄 수비를 쉽게 뚫지 못했다. 오히려 우즈베키스탄의 압박을 버티지 못하고 볼을 빼앗겨 역습을 허용했다. 한국 선수들은 긴장한 듯 움직임이 유연하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볼의 흐름은 뻑뻑했다.

 한국은 유기적인 플레이가 나오지 않자 손흥민과 황희찬 등 발이 빠른 공격수들의 돌파와 개인 기량에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한국 공격수들은 우즈베키스탄 수비수들에게 봉쇄당해 맘대로 그라운드를 누비지 못했다.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의 패스 길목을 훤히 꿰뚫고 있는 것 같았다.

 전반 43분 변수가 발생했다. 장현수가 부상으로 나오고 구자철이 투입된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의 포메이션은 4-2-3-1로 변형됐다. 전반 추가시간 한국은 아쉽게 득점 기회를 놓쳤다. 손흥민이 상대 문전 오른쪽에서 기습적인 오른발 터닝슛을 날렸지만 볼은 왼쪽 골대를 때리고 튕겨 나오고 말았다.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은 각각 두 차례와 한 차례 상대 골대를 때렸지만 골을 뽑아내지 못한 채 전반을 마쳤다. 전반 한국은 유효슈팅을 하나도 날리지 못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유효슈팅 1개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이란과 시리아는 1-1로 비긴 채 전반을 마무리했다.

 골이 절실했던 한국은 후반이 시작되자 거세게 우즈베키스탄을 몰아붙였다. 한국은 전반보다 더 많은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골이 필요했던 우즈베키스탄은 후반 13분 일찌감치 세르게예프를 빼고 조커 게인리흐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신 감독은 후반 19분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권창훈을 불러들이고 ‘왼발의 달인’ 염기훈을 투입해 변화를 꾀했다. 경기 흐름이 달라졌다. 왼쪽 공격수로 나선 염기훈은 정교한 크로스로 김민우와 황희찬 등에게 슈팅 기회를 만들어 줬다. 우즈베키스탄은 자기 진영에서 잔뜩 움츠린 채 역습으로 골을 노렸다.

 신 감독은 후반 33분 이근호를 빼고 우즈베키스탄전에 강한 모습을 보인 이동국을 투입하며 마지막 승부를 걸었다. 한국의 공격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일방적인 공격을 퍼부었지만 끝내 골을 뽑아내지 못하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신 감독은 경기 후 “우리 선수들이 잘 싸워 줬다”며 “짧은 시간 많이 힘들었다. 이제 신태용이라는 이름을 걸고 대표팀을 잘 만들어 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