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침체되고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면 그를 찾아보라고들 한다. ‘구역목회 전도사’ 임석종(57‧예수사람들교회) 목사다. 임 목사를 최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일보 사옥에서 만났다. 그는 “한국교회가 어려워진 이유는 구역이 무너진 데 있다”며 “구역을 살려야 교회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 목사가 1995년 쓴 ‘생동하는 구역 부흥하는 교회’(두란노)는 구역목회 바이블로 통한다. 37쇄를 거쳐 10만권 이상 팔렸다. 2015년 이 책을 보완해 낸 ‘구역이 살아야 교회가 산다’(생명의말씀사)도 같은 이유로 꾸준히 추천되고 있다. 임 목사는 93년부터 지금까지 구역목회 등을 주제로 1000차례 이상 강연했다.
그는 진정한 구역목회 모델이 예수라고 한다. 임 목사는 “예수가 제자 12명을 데리고 다니며 함께 산 것이 바로 구역목회”라면서 “우리는 예수가 2000년 전에 이미 한 구역목회의 원리 ‘생명과 사랑’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수가 제자를 세운 것은 사역의 주된 목표이자 본질이었다는 것이다. 구역목회는 수단이 아니라 목표인 셈이다.
특히 익명화된 도시의 중대형교회는 구역목회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공동체성을 갖기 어렵다. 임 목사는 “수백, 수천 명이 한곳에서 예배를 드린 뒤 흩어져버린다면 그들은 그리스도의 몸에 속했다거나 하나님에 대해 친밀감을 가질 수 없다”며 “구역목회 단위인 소그룹에서 인격적으로 교제하고 말씀을 나눌 때 신앙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목회를 하면서 좋은 사례를 많이 보았다. 그중 하나. “(구역장인 한) 집사님이 구역원들과 추수감사주일을 정성껏 준비하는 것을 본 적 있다. 400원짜리 양말 2500켤레를 사서 50개씩 포장을 하더라. 그 양말을 50개 미자립교회에 선물로 보냈다. 그 일을 함께 한 구역원들은 그해 영적으로 많이 성장했고 연말에 구역장이 돼 대거 분가했다.”
구역의 목표는 이렇게 구성원들을 영적으로 돌보고 결국 그들이 그리스도의 군사로 자라게 하는 데 있다. 임 목사는 구역을 교회에서 구획한 것에 한정하지 않는다. 그는 “구역목회는 삶의 현장 어디에서나 가능하다”며 “군대 회사 학교에서도 뜻있는 그리스도인이 스스로 구역을 만들어 운영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목회자를 비롯해 삶 속에서 구역을 꾸리고 싶은 신앙인이라면 누구라도 ‘구역이 살아나면 교회가 살아난다’를 바탕으로 실천해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책의 부제는 ‘부흥하는 구역 목회를 위한 가이드 북’이다. 전도사 부목사 담임목사로서 교회를 부흥시켜본 임 목사는 생생한 사례를 바탕으로 구역목회의 원리를 책에 담았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