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 떠나자 “‘즐거운 사라’ 판매 금지 처분 풀어달라”

입력 2017-09-06 00:02
출처 = MBC 뉴스데스크

출처 = MBC 뉴스데스크

  소설가이자 前 연세대학교 교수인 마광수가 5일 동부이촌동 자택에서 숨진 진 채로 발견되면서 그의 인생을 뒤바꾼 소설인 ‘즐거운 사라’가 재조명되고 있다.  

‘외설이냐 예술이냐’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즐거운 사라’에 대한 재평가와 함께 판매 재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마 전 교수는 ‘한국문학에서 금기시하는 성(性)을 비로소 해방시켰다’는 긍정적 평가와 ‘외설을 문학이라고 주장한 퇴폐적 작가’라는 부정적 평가를 동시에 받은 논란의 작가였다. 

연세대 국문과에서 공부하고 동대학원에서 윤동주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1977년 시로 등단했고 28세에 대학 교수로 임용되면서 ‘문학 천재’로 불렸다. 

1989년 장편소설 ‘권태’를 내면서 소설가로서도 활동을 시작했다. 수필집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와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인기 작가 반열에 올랐다. 

논란이 됐던 ‘즐거운 사라’는 여대생 ‘사라’가 성 경험을 통해 자기정체성을 찾아가는 내용의 소설이다. 그는 성 문제를 공개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 때 위선적인 성문화를 바로잡을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92년 강의하던 중 ‘즐거운 사라’가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구속됐고, 교수직도 박탈당했다.

1998년 사면 복권돼 연세대에 복직됐지만 '외설 작가'라는 멍에를 벗지 못했다. 마 전 교수는 지난해 8월 연세대 교수직을 정년퇴임한 뒤 우울증에 시달렸다. 마 전 교수는 지난 1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 굉장히 우울해요”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자택에서 스스로 목을 맨 마 전 교수는 지난해 9월 작성한 A4 용지 한 장 분량의 유언장을 남겼다. 유언장엔 유족에게 유산을 남긴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이복누나만 있다. 마 전 교수는 연극학 교수와 결혼했지만 1990년 이혼했다. 자녀는 없고, 노모가 유일한 가족이었지만 2015년 별세했다.

이담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