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의 가해자 부모가 피해자 가족에게 “애들끼리 얼굴 좀 다친 거 가지고 왜 그러냐”며 “변호사를 선임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의 언니 역시 가해자와 가해자 부모가 “사건 이후로도 사과 한마디 않고 지금까지 당당한 행동을 보였다”고 말했다. “피해자가 잘못했으니 때린 것”이라는 말도 들었다고 한다. 이어 “신고가 된 지 두 달이 다 돼 가지만 가해자 일부가 조사를 받지 않아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고도 전했다. 강릉 경찰은 “법적 처분을 받기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답했다고 한다.
강릉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은 두 달 전인 7월 17일 새벽 3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피해자 언니가 공개한 사건 당시 상황에 따르면, 피해자와 가해자들은 강릉 경포 해변에서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러다 A양이 먼저 피해 학생을 때렸다. 그 자리에서 피해자와 A양은 사과하고 풀었으나 옆에 있던 5명의 학생들이 A양에게 “비켜보라. 쌓인 것이 있다”며 피해자를 폭행하기 시작했다. A양은 먼저 집으로 가면서 친구들에게 “적당히 하고 가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A양이 떠난 뒤에도 폭행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자리를 옮겨가며 피해자를 구타했다. 몸과 머리에 침을 뱉으며 욕설과 폭행을 했고 피해자 지갑에서 돈을 빼갔다. 날이 밝자 가해자 5명 중의 한 명의 자취방으로 데리고 가 또 폭행했다. ‘아는 오빠’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때리는 모습을 보여줬고 동영상까지 찍어 단체 채팅방에 올렸다. 사진을 SNS로 공유하기까지 했다. 옷을 벗기려 했고 성적인 발언도 했다. 그렇게 피해자는 7시간 동안 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다음날 A양이 피해자의 사진을 보고 가해자들과 피해자가 있는 집으로 달려갔다. 그때까지도 가해자들이 술을 먹고 계속 폭행을 했다고 한다. 보다 못한 A양은 피해자를 데리고 나와 죽을 먹이려 했지만 가해자들이 옆에서 “돈 아깝게 왜 먹이냐”라고 했고, 피해자의 얼굴을 보면서 “아 쟤 얼굴 봐, 징그러워”라는 말도 했다고 한다.
A양이 피해자를 집에 데려다주려 하자 가해자 한 명은 피해자에게 “너 집에 가면 신고할 거잖아. 그냥 화장실에 묶어놓자”고 말했다. 다른 가해자들이 “그건 아니다”라고 했고 피해 학생은 해변 파라솔에서 쉬겠다면서 해수욕장으로 갔다. 피해자는 쓰러졌고, 피해자의 지인이 그를 발견해 병원으로 실려 갔다.
피해자의 언니는 “정말 화나는 건 (가해자들은) 아무런 죄의식, 미안한 행동 없이 지금까지도 페이스북에 당당하게 술 먹는 사진과 자기들 사진을 올리면서 너무나 아무 일 없는 것처럼 행동했습니다”하고 밝혔다. 그는 “(가해자들이) 저한테도 협박 문자를 보냈고 주변 사람들한테 ‘제 동생이 잘못했으니 때렸다’는 말을 하고 다녔다”고 덧붙였다. 피해자는 현재 입원치료 중이라고 한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