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랗고 빨간 이 차를 끌고 나갈 때마다 사람들 눈이 휘둥그레지죠."
차량 정비공 존 빗미드는 장난감 자동차 모양을 본뜬 진짜 자동차를 만들어냈다. 노란색 지붕, 뻥 뚫린 창문, 앙증맞은 크기까지 완벽하게 재현해 낸 빗미드의 차는 도로를 나설 때마다 아이들의 환호성을 끌어낸다.
어린이용 장난감을 만드는 리틀타익스사의 장난감 차 '코지 쿠페'를 연상케하는 이 차는 48세 빗미드가 5개월에 걸쳐 직접 만든 작품이다. GM대우의 마티즈 차량을 개조한 빗미드의 차는 휘발유를 연료로 하며 에어백과 헤드라이트까지 갖췄다. 이 차는 시동을 걸고 단 17초 만에 시속 약 99㎞/h에 도달할 수 있고 최고 속력으로는 112㎞/h까지 낼 수 있다.
영국에 사는 존과 제프 빗미드 형제, 그리고 친구 나이젤 더글라스는 차량 개조 계기에 대해 "'코지 쿠페 장난감 차를 안 타본 사람은 없을 거야'라고 말하다가 이렇게 됐다"고 전했다. 어릴 적 탔던 장난감 차를 재현하기 위해 빗미드 형제는 친구 나이젤의 작업실을 빌려 약 5개월, 최소 1000시간을 투자해 차를 개조했다. 차의 유리를 제거하고 노란 지붕을 다는 등 작업을 하는 데만 4400만원이 들었다.
GM대우의 마티즈 차량을 사용한 이유에는 "마티즈의 기본 모양이 코지 쿠페와 가장 유사하다고 생각했다"며 "모양을 잡기 위해 중간 부분만 자르면 됐다"고 말했다. 존은 "세부적인 부분들을 하나하나 다 맞추는 게 가장 중요했다"며 "특유의 좌석 모양을 정확히 맞추기 위해 다양한 철제와 틀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존이 개조한 차를 타고 다니는 모습이 한 시민에게 포착되기도 했다. 지게차를 운전하던 딘 와드(35)는 1일 정오, 영국 워릭셔주의 M6 고속도로에서 112㎞/h의 속력으로 질주하는 빨간 '장난감 차'를 발견했다. 주변에서 달리고 있는 다른 차량과 뒤지지 않는 속도로 달리는 이 차의 운전자는 헬멧을 쓰고 있었다. 와드는 "차에 타고 있던 아이들이 손을 흔들며 즐거워했다"며 "삭막한 도로 분위기를 밝게 바꿨다"고 말했다.
헬멧 착용 이유에 대해서 존은 "헬멧이 필요해서 쓰는 건 아니지만, 앞 유리가 없다 보니 운전을 할 때 바람이 불고 눈이 시려서 착용한다"고 전했다. 이어 "고속도로에 한 번 타고 나간 적이 있지만 무서워서 다시는 못 하겠다"고 했다. 그는 "운전을 하는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옆을 지나갈 때 방향을 바꾸는 등 위험한 모습이 연출됐다"고 말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