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우즈벡 다음은?… 전례없는 월드컵 ‘플레이오프’ 시나리오

입력 2017-09-04 15:32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왼쪽)이 3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보조경기장에서 손흥민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한국은 월드컵 예선 플레이오프를 경험하지 않았다. 그동안 아시아 예선에서 안정적으로 본선 진출권을 확보했다. 경쟁자로 여겼던 나라는 일본 이란 호주 정도였다. 그나마 국제축구연맹(FIFA)이 아시아의 본선 진출권을 4.5장으로 늘려 예선의 경쟁률을 낮춘 21세기부터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은 당연한 수순이 됐다. 다른 대륙 와일드카드와 0.5장씩 나눈 본선 진출권을 놓고 대결하는 플레이오프를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상황은 달라졌다. 한국은 최종예선 일정을 불과 1경기 남긴 지금까지 본선 진출을 확정하지 못했다. 오는 6일 오전 0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0차전 원정경기는 한국의 본선 진출 여부를 가릴 ‘벼랑 끝 승부’다.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에 승리하면 본선으로 직행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플레이오프로 밀려날 가능성이 생긴다. 월드컵 도전사에서 처음으로 기록할지 모를 예선 플레이오프가 한국의 눈앞에 놓여 있다.

플레이오프를 의역하면 순위 결정전이다. 스포츠의 여러 종목들이 플레이오프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FIFA는 월드컵 예선에서 대륙별 본선 진출국 수에 변수를 주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 두 대륙에 0.5장씩 분할한 본선 진출권을 1장으로 만드는 작업이 월드컵 예선 플레이오프다. 아시아의 경우 북중미와 본선 진출권을 0.5장씩 나눠가졌다. 아시아의 플레이오프 출전국은 최종예선 A, B조의 3위 간 승자로 결정된다. 이 대결의 승자는 북중미 4위와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갖는다.

한국이 플레이오프로 밀릴 경우 첫 상대는 아시아 최종예선 B조 3위다. 4일 현재 B조 3위는 호주다. 다만 2위 사우디아라비아와 승점이 16점으로 같아 최종예선 10차전에서 순위를 뒤집을 수 있다. 4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승점 13점이어서 최대 2위까지 도약할 확률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이들 3개국 중 하나는 반드시 플레이오프로 넘어간다.

가장 근접한 3위 후보는 사우디아라비아다. B조의 전력을 통해 10차전 결과를 추측하면, 이미 1위를 확정해 본선으로 진출한 일본을 상대할 사우디아라비아보다 태국과 수월한 싸움을 벌일 호주의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UAE의 경우 10차전에서 이라크를 이겨도 최소 6골, 최대 8골의 득실차를 극복해야 본선 진출을 타진할 수 있다. 이마저 호주나 사우디아라비아가 모두 10차전에서 패배할 때 성립하는 얘기다. 아시아 최종예선 A, B조 3위 간 플레이오프는 다음 달 중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된다.

아시아 플레이오프를 통과하면 오는 11월 중으로 북중미 4위와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갖는다. 본선을 향한 마지막 단계다. 모두 10경기 중 7경기를 소화한 북중미 예선에서 본선 진출을 이미 확정한 멕시코를 제외하고 나머지 2~6위는 모두 플레이오프 진출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 현재 4위는 온두라스다. 다만 3위 미국과 승점이 8점으로 같다. 이들 2개국을 승점 1점 차이로 뒤쫓는 파나마, 남은 3경기에서 방심하면 2위에서 추락할 수 있는 코스타리카(승점 14)도 본선행과 플레이오프행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끝내지 못했다. 최하위 트리니다드토바고(승점 3) 역시 본선 진출의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