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 여중생들이 또래 여중생을 폭행해 피투성이로 만든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확산되자 한 네티즌이 '가해자'라며 2명의 사진과 이름을 온라인에 공개했다. 그는 "처참한 사진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피해자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어 공개키로 했다"면서 이들이 가해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초등생과 성관계 여교사' 사건처럼 무차별적 '신상털기'로 흘러 2차 피해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이 네티즌은 "저랑 관련된 사건은 아니지만 이거 보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조금이나마 피해자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더라고요"라며 신상정보가 담긴 게시물을 SNS에 올렸다. 그는 가해자라는 여중생이 선배와 대화한 내용도 캡처해 게시했다. "언니 나 사고 쳤어 미안해. 잘 먹고 잘 지내야 해. 고마워." "애 때렸어. 살인미수래." 등의 대화가 담겨 있었다.
1일 오후 8시30분 부산 사상구 한 공장 앞 인적이 드문 도로에서 여중생 A(14)양 등 2명은 "평소 선배에 대한 태도가 불량하다"는 이유로 다른 학교 여중생 B(14)양을 집단 폭행했다. 공장 주변에 있던 철골 자재, 소주병, 의자 등으로 폭행을 당한 B양은 뒷머리와 입안 등이 찢어져 온몸에 피가 흘러내렸다.
가해자인 A양 등 2명은 범행 직후 현장을 떠났다. 피를 흘리며 길을 걷던 B양을 행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B양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들은 범행 당일 오후 11시50분쯤 인근 치안센터를 찾아가 자수했다. 가해자 두 명과 피해자는 가출하고 어울려 지내다 알게 된 사이로 드러났다.
사건은 A양 등이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무릎을 꿇고 있던 B양의 사진을 SNS로 전송하면서 알려졌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3일 여중생 A(14)양 등 2명을 상해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