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참는 전주MBC 앵커… 마지막 뉴스서 '소신' 멘트 (영상)

입력 2017-09-03 11:23

전주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는 김한광 앵커가 총파업을 앞두고 소신을 담은 오프닝 멘트를 선보였다.

김 앵커는 이날 뉴스를 시작하며 "오늘이 제가 진행하는 마지막 '뉴스데스크'"라고 했다. 김 앵커는 지난 2년간 '뉴스데스크'를 이끌어왔다.

그는 "돌아보니 온통 무안하고 부끄러울 따름"이라며 "대한민국의 공영방송은 그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졌다. MBC는 참당하게 망가졌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명박·박근혜 정권 근 10년, 공영방송 장안은 집요하고도 무도했다. 저희들 안에서 저항하고 산 순간도 싸움을 멈춘 적 없었지만 부족했다"며 "그래도 여기서 포기할 수 없어 어쩌면 마지막이 될 공영방송 정상화, 파업투쟁에 나선다"고 말했다.

김 앵커는 "그때가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공영방송이 바로 서고 MBC가 사랑받게 되고, 지역방송 전주MBC 가 다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때 돌아와서 본분에 충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어 " 지금보다 더 매섭게 질책하시고 따갑게 비판하시더라도 절대 외면하지 마시고 끝까지 응원해주시기를 감히 당부드린다"며 "죄송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라는 말로 2분 가량의 오프닝 멘트를 맺었다.

김 앵커의 멘트를 듣고 있던 목서윤 앵커는 담담한 표정을 유지하려 애썼지만, 애써 눈물을 참으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지난달 29일 역대 최고 투표율과 찬성률로 파업 돌입이 결정됐음을 발표했다. 투표 재적인원 1758명의 95.7%인 1682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 중 93.2%인 1568명(반대 114명)이 찬성에 표를 던졌다.

이로써 MBC본부는 3일 밤 12시를 기점으로 총파업에 돌입한다. MBC본부 김연국 본부장은 "이 파업을 통해 폐허가 된 MBC 위에 새로운 방송을 건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지난 1일 부당노동행위 의혹을 받고 있는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조사에 나섰다. 김 사장은 3일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