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대선보고서 “패인은 安의 모호한 중도성"

입력 2017-09-01 14:48 수정 2017-09-01 14:56

국민의당 대선평가위원회가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원인으로 ‘안철수 후보의 모호한 중도성’과 'TV토론 실패' ‘선거 전략 부재’ 등을 지적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1일 오전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대선평가보고서를 공개했다. 손 대변인은 “보고서에는 안 후보의 연약한 지지층, 대선 승리를 위한 전략 부재, 준비되지 않은 홍보 전략, 캠프와 당 선대위 간의 협조가 유기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한 점 등이 대선 패배 원인으로 거론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후보의 모호한 중도성·대중성, 선대위 컨트롤타워 역량 부족, TV토론 콘셉트 설정 실패와 더불어 지나치게 늦어진 주요 공약 결정, 선대위 책임 의원들의 경험 부족, 효과적인 지역공약이 선정되지 못한 점 등이 지목됐다”고 밝혔다. 정치 경험이 전무한 특정인에게 모든 홍보를 맡겼고, 소수에 의해 선거캠프가 운영되면서 비효율을 자초했다는 분석이었다. 

보고서는 특히 “안 후보는 TV 토론에서 크게 실패했다. TV 토론에서 실수를 반복하거나 한계를 더욱 크게 노출하는 상황까지 보여줬다"며 "안 후보는 TV토론을 통해 아무런 가치를 갖지 않고 내용도 없는 ‘중도’를 표방함으로써 오히려 ‘MB 아바타’라는 이미지를 강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손 대변인은 “이번 보고서에 안 후보뿐만 아니라 선대위 각 조직별·분야별로 적나라한 분석 결과가 담겨 있다”며 “국민의당과 안철수 대표는 대선 패배의 책임을 엄중히 느끼고, 대선평가위의 평가와 제언을 무겁게 받아들여 소중한 고언을 착실히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국민의당의 초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손 대변인은 “국민의당의 창당정신인 통합과 개혁에 힘쓰고 중도개혁 노선 확립, 새로운 인물과 인재 영입 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당 대선평가위는 6월 4일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임하고 보고서를 만들었다. 보고서에는 설문조사와 주요 관계자 인터뷰 등이 포함됐다. 보고서는 지난달 완성됐으나 국민의당 지도부는 당대표 경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공개를 유보해왔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