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하비'에 전기 끊긴 화학공장 폭발…"15명 병원 이송"

입력 2017-09-01 10:46
(사진=CNN 화면 캡쳐) 폭발 후 불이 붙은 아케마 공장

지난 31일(현지시간) 허리케인 '하비'로 전력이 중단된 미국 텍사스주 북동부 크로즈비의 '아케마' 화학 공장에서 새벽 2시 두 차례 폭발음과 함께 높이 12m의 연기가 치솟았다. 폭우로 인한 정전에 냉각장치가 고장 나 폭발한 것이다.

아케마 관계자는 뉴욕타임스에 "추가 폭발도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주민들은 이미 공장으로부터 최소 2.4㎞ 밖으로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주변 순찰을 하던 보안관 15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 8명은 퇴원했고 7명은 아직 상태를 지켜보고 있다. 연기에 독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CNN 화면 캡쳐) 아케마 공장 전경

아케마 공장은 적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냉방 장치를 가동해왔지만, 지난달 27일(현지시간)부터 폭우로 주 전원 장치와 보조 발전기 2대가 꺼지면서 냉방이 중단됐다. 냉각돼야 하는 화학물질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연소하기 시작해 불이 붙은 것이다. CNN은 "현재 더 이상의 연기는 나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아케마 공장은 텍사스주에서 가장 위험한 시설"이라고 보도했다. 이 공장은 플라스틱, 약, 건설자재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화합물질을 생산하는 유기과산화물 제조 시설이다. 이 화합물질은 일정 온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연소해 폭발 또는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아케마 공장 폭발 외에도 다수의 석유화학공장이 오염물질을 내뱉고 있다. 텍사스주의 기름 저장탱크 두 곳에서 기름 약 11만ℓ가 누출됐고 폐수 3만2000ℓ도 함께 흘러나왔다. 휴스턴의 하수도 시설은 고장이 났고 물 공급도 서서히 끊기고 있다. 휴스턴에서 동쪽 160㎞ 지점에 있는 보몬트에서는 급수시설이 끊겨 12만명 주민들이 정수된 물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